세계무대에서 이렇다할 활약상이 없던 에콰도르 축구가 최근 괄목할 성장세를 자랑하고 있다.

에콰도르는 14일 발표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와 함께 12위에 올랐다.

아시아 맹주를 자처하는 한국보다 26계단, '축구의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브라질보다도 6계단이 높다.

복병을 떠나 강호라고 자부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위치로 평가된다.

에콰도르는 세계무대에서 크게 두각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은 2002년 한일월드컵, 2006년 독일월드컵 등 두 차례밖에 없었다.

남미의 최강자를 가리는 코파 아메리카에서 칠레, 베네수엘라와 함께 한 차례도 우승한 적이 없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최근 성장세가 더 주목된다.

에콰도르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하고서 FIFA 랭킹이 72위까지 떨어졌다.

불과 2년 사이에 60계단을 도약한 것이다.

에콰도르 성인 대표팀은 절반 이상이 국내파로 구성된다.

미드필더 안토니오 발렌시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최고 빅스타이고 공격수 펠리페 카세이도(로코모티브 모스크바),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노보아(디나모 모스크바) 등이 눈에 띄는 해외파다.

훌리오 세자르 에콰도르 20세 이하 감독은 성장세의 동력을 유소년·청소년의 육성과 질 높은 자국 리그에서 찾았다.

세자르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성인 대표팀 코치를 지낸 뒤 지금까지 청소년 감독으로서 대표팀에 자원을 공급하는 인물이다.

그는 "에콰도르는 선수가 5세 때부터 클럽 축구 시스템에서 훈련하는 체계를 갖췄다"며 "16세가 됐을 때 프로에 입문하는 선수들도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 대표팀이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의 같은 연령대 강호와 자주 맞붙어 일찍 풍부한 국제경험을 지닌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았다.

세자르 감독은 해외리그보다 자국리그를 더 즐기는 축구팬들이 불어넣는 힘도 커 바르셀로나SC나 LDU키토 같은 인기구단의 선수들은 자부심이 해외파에 못지않다고 덧붙였다.

콜롬비아 출신 헤이날두 후에다 감독이 이끄는 에콰도르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5승2무2패로 아르헨티나(6승2무1패)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후에다 감독은 "높은 FIFA 랭킹은 선수들의 우수한 역량 덕분"이라며 "월드컵 예선과 본선에서 그 역량을 지키는 일이 최대의 과제"라고 말했다.

국내 프로축구 고양은 에콰도르 선수들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현지에서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양은 세자르 감독의 추천을 받은 선수들을 훈련장을 불러 입단 테스트를 치렀다. 리그 최고 구단으로 평가되는 바르셀로나와의 15일 친선경기도 스카우트 기회로 삼기로 했다.

이영무 고양 감독은 "에콰도르 선수들 중에는 몸값이 크게 높지 않음에도 빠르고 기술이 출중한 선수들이 눈에 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과야킬·에콰도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