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서 '경찰관 살해범'이 되길 원하는 사람은 없다. 나는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해고에 앙심을 품고 전(前)상관의 딸과 약혼자 등을 상대로 살인 행각을 벌여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발칵 뒤집어 놓은 전직 경찰관 크리스토퍼 도너(33).
한때 경찰 조직의 어엿한 일원이자 모범 시민이었다는 그는 살인극을 시작하며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이렇게 항변했다.
그랬던 그가 어떻게 4명의 목숨을 빼앗은 살인마가 된 것일까.
주변 인물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도너의 개인사를 추적한 영국 BBC 방송은 인종차별에 대한 누적된 불만에다 명예를 중시했던 그의 성격이 더해져 파국을 빚어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16일(이하 현지시간) 분석했다.
그는 페이스북 글에서 자신이 로스앤젤레스 경찰 내 인종차별과 부패의 희생양이 됐다며 거칠게 분노를 토로했다.
유년시절 반의 유일한 흑인 학생으로 동급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지만, 자신은 비행의 길을 걷는 대신 일찍부터 경찰이 될 꿈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도너는 정치학 학위를 받고 대학을 졸업하고서 해군 장교로 복무하다 2005년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에 임용됐다.
도너의 삶이 본격적으로 추락하기 시작한 것은 상관이 피의자를 발로 걷어찼다고 고발했다가 무고로 해고 처분을 받은 2008년부터였다. 그는 이후 몇 년간 복직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법정투쟁에서 졌다.
에이프릴 카터라는 여성과 결혼했다 한 달도 안 돼 갈라서고 가족들과의 관계도 단절되는 등 개인사도 파탄 일로를 걸었다.
일련의 과정에서 그는 무엇보다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생각해 심한 우울증과 분노를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도너는 실제로 페이스북에 "내 명예를 되찾길 원한다"며 "흥정은 없다"고 썼고, CNN 방송의 간판앵커 앤더슨 쿠퍼 앞으로 '나는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는 메모지가 붙은 소포를 보내기도 했다.
도너의 대학 풋볼팀 동료였던 제임스 유즈라 변호사는 "그가 한 일에 대한 변명이 되지는 않지만, '거짓말쟁이 취급'을 받는 것이 도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도너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알던 도너는 총명하고 선한 사람이었다"며 "그저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도너는 22일간 정직을 당하는 등 두 명의 동료 경찰로부터 흑인이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처벌을 받았다고도 증언했다.
그러면서 LAPD가 흑인 청년을 무자비하게 구타해 로스앤젤레스 폭동의 단초가 됐던 지난 1991년 '로드니 킹 사건' 이후 "더 나빠졌다"고 일갈했다.
최근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도너를 '법의 바깥에서 권력에 맞선 영웅'으로 보고 그의 지지자로 자처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LAPD 본부 앞에서는 시위대 수십 명이 모여 "LAPD, 당신들은 유죄"라는 구호를 외치며 경찰의 작전 전개방식을 비판했다.
이들이 페이스북에 개설한 '도너를 지지합니다'라는 페이지에는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부패한 경찰에 맞서 싸우는 것을 지지하는 공간"이라는 설명이 달렸다.
렌포드 리스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일각에서 도너를 영웅시하는 여론이 이는 것은 당국에 대한 불신이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리스 교수는 "도너는 물론 살인자고 잘못을 저질렀지만, 결국 우리의 교육 시스템과 군대, 경찰이 만들어낸 산물"이라며 "이 모두가 하나로 뭉쳐 괴물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해고에 앙심을 품고 전(前)상관의 딸과 약혼자 등을 상대로 살인 행각을 벌여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발칵 뒤집어 놓은 전직 경찰관 크리스토퍼 도너(33).
한때 경찰 조직의 어엿한 일원이자 모범 시민이었다는 그는 살인극을 시작하며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이렇게 항변했다.
그랬던 그가 어떻게 4명의 목숨을 빼앗은 살인마가 된 것일까.
주변 인물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도너의 개인사를 추적한 영국 BBC 방송은 인종차별에 대한 누적된 불만에다 명예를 중시했던 그의 성격이 더해져 파국을 빚어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16일(이하 현지시간) 분석했다.
그는 페이스북 글에서 자신이 로스앤젤레스 경찰 내 인종차별과 부패의 희생양이 됐다며 거칠게 분노를 토로했다.
유년시절 반의 유일한 흑인 학생으로 동급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지만, 자신은 비행의 길을 걷는 대신 일찍부터 경찰이 될 꿈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도너는 정치학 학위를 받고 대학을 졸업하고서 해군 장교로 복무하다 2005년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에 임용됐다.
도너의 삶이 본격적으로 추락하기 시작한 것은 상관이 피의자를 발로 걷어찼다고 고발했다가 무고로 해고 처분을 받은 2008년부터였다. 그는 이후 몇 년간 복직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법정투쟁에서 졌다.
에이프릴 카터라는 여성과 결혼했다 한 달도 안 돼 갈라서고 가족들과의 관계도 단절되는 등 개인사도 파탄 일로를 걸었다.
일련의 과정에서 그는 무엇보다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생각해 심한 우울증과 분노를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도너는 실제로 페이스북에 "내 명예를 되찾길 원한다"며 "흥정은 없다"고 썼고, CNN 방송의 간판앵커 앤더슨 쿠퍼 앞으로 '나는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는 메모지가 붙은 소포를 보내기도 했다.
도너의 대학 풋볼팀 동료였던 제임스 유즈라 변호사는 "그가 한 일에 대한 변명이 되지는 않지만, '거짓말쟁이 취급'을 받는 것이 도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도너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알던 도너는 총명하고 선한 사람이었다"며 "그저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도너는 22일간 정직을 당하는 등 두 명의 동료 경찰로부터 흑인이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처벌을 받았다고도 증언했다.
그러면서 LAPD가 흑인 청년을 무자비하게 구타해 로스앤젤레스 폭동의 단초가 됐던 지난 1991년 '로드니 킹 사건' 이후 "더 나빠졌다"고 일갈했다.
최근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도너를 '법의 바깥에서 권력에 맞선 영웅'으로 보고 그의 지지자로 자처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LAPD 본부 앞에서는 시위대 수십 명이 모여 "LAPD, 당신들은 유죄"라는 구호를 외치며 경찰의 작전 전개방식을 비판했다.
이들이 페이스북에 개설한 '도너를 지지합니다'라는 페이지에는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부패한 경찰에 맞서 싸우는 것을 지지하는 공간"이라는 설명이 달렸다.
렌포드 리스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일각에서 도너를 영웅시하는 여론이 이는 것은 당국에 대한 불신이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리스 교수는 "도너는 물론 살인자고 잘못을 저질렀지만, 결국 우리의 교육 시스템과 군대, 경찰이 만들어낸 산물"이라며 "이 모두가 하나로 뭉쳐 괴물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