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운석우(隕石雨) 현상이 벌어진러시아 첼랴빈스크주(州)의 한 호수에서 현지 대학탐사팀이 작은 운석 조각들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첼랴빈스크주와 인접한 스베르들롭스크주의 예카테린부르크에 있는 우랄연방대학 탐사팀이 운석이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첼랴빈스크주 서부 체바르쿨 호수에서 운석 조각 53개를 찾아냈다. 탐사팀은 강추위로 얼어붙은 호수 표면의 눈 속을 뒤져 운석 조각들을 발견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 "운석 덩어리 추락 추정 호수에서 발견" =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운석위원회 회원으로 탐사팀을 이끈 빅토르 그로호프스키 우랄연방대 교수는 "체바르쿨 호수에서 발견한 물체 조각들이 실제 운석으로 확인됐다"며 "분석 결과 운석에서 철과감람석, 아류산염 등의 성분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운석 조각들이 검은색의 광석처럼 생겼으며 지름이 0.5~1cm 정도의 크기라고 소개했다.

그로호프스키 교수는 발견한 운석을 국제 운석 목록에 올리기 위해 좀 더 정밀한 추가 분석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탐사팀은 운석에 '체바르쿨'이란 이름을붙이기로 했다.

그로호프스키 교수는 또 "체바르쿨 호숫물 속에 무게 100kg 정도의 큰 운석 덩어리가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를 건져 올리기 위해서는 특수 장비를 동원한 힘든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탐사대는 당국의 지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운석 탐사에 나섰다며 당국이 수중에서 본격적으로 운석 수색 작업을 벌일지는모른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체바르쿨 호수에 대한 1차 수중탐사에서 아무런 운석도 발견하지 못한 비상사태부는 일단 탐사 작업을 중단했으며 작업을 재개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인터넷엔 운석조각 판매한다는 광고 = 한편 러시아 운석 동호회의 한 회원은첼랴빈스크주에 떨어진 운석을 구매하겠다는 사람들이 연락을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운석 가격은 그램 당 1천 루블(약 3만6천원)에서 6만6천 루블에 이른다고 그는 소개했다.

인터넷에도 현지에서 발견한 운석 조각을 판매한다는 광고들이 계속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첼랴빈스크주 경찰은 "최근 며칠 동안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운석 조각을 크기별로 1만 루블(약 36만원)에서 50만 루블에 판매한다는 광고가 계속 올라오고 있다"며 "누가 이런 광고를 올리는지 확인 중이며 인적사항이 파악되는대로 처벌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abc뉴스는 운석 낙하지점을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체바르쿨 호수 인근 마을들이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5일 첼랴빈스크주를 비롯한 우랄 산맥 인근 지역에서 운석우가 내려 일대혼란이 빚어졌다. 운석우는 큰 운석이 지구로 낙하하면서 대기 상층부에서 폭발해 작은 조각으로 부서진 뒤 불타는 상태로 비 오듯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첼랴빈스크주가 집중적인 피해를 봤다.

◇ 운석우 피해자 1천500명으로 늘어 = 상공에서의 운석 폭발로 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위력의 33배에 달하는 충격파가 지상으로 전해져 건물 창문 유리들이 무더기로 파괴됐고 일부 건물은 천장과 벽이 무너지기도 했다.

현재까지 운석우로 인한 피해로 병원을 찾은 주민 수는 1천500명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보건부는 18일 이같은 수치를 발표하면서 "대다수 부상자들은 깨진 유리 파편에 상처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지금도 입원 중인 부상자는 3명의 어린이를 포함 46명이라고 보건부는 덧붙였다.

/모스크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