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스페셜올림픽의 성과는
장애·비장애인 어우러진 축제
스포츠 대회 성공 모델 제시해
소외된 '지적장애인 조명' 의미

국민들 관심 높이는 방안은
자원봉사자·홍보부족 큰문제
국내대회 수원 개최 성공시켜
고조된 평창 분위기 오래유지


지난달 29일과 30일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세계대회가 열린 강원도 평창에서 만난 석호현 (사)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경기도위원장은 "관람객과 선수가 함께 어우러진 축제다. 우리가 생각했던 행사가 열려 기쁘다"며 희열에 찬 모습이었다.

강원도 평창이 동계스포츠의 메카로 발돋움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정부와 강원도에서 가장 크게 생각한 대회는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이 아니었다.

▲ 석호현 (사)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경기도위원장이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세계대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었다"라고 감회를 밝히고 있다.
강원도민들의 마음은 3번의 도전끝에 유치에 성공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역대 스페셜올림픽 중 가장 성대하게, 그리고 스포츠와 축제가 어우러진 행사로 준비한 이번 스페셜올림픽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라는 단어를 안겨 주고 끝났다. 평창에서 만난 석호현 위원장을 통해 스페셜올림픽의 뒷 이야기와 지적장애인 스포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진 축제의 현장이었다."
석호현 위원장에게 이번 스페셜올림픽에 대해 묻자 "장애라는 큰 벽을 넘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진 축제의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스포츠를 제외한다면 국내 스포츠대회는 그들만의 잔치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가 준비할 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라는 콘셉트로 준비했다. 대회를 마치고 스페셜올림픽 개최에 함께 했던 분들 모두가 콘셉트로 정했던 것들을 이뤄내서 기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석 위원장은 "장애인 스포츠대회에 국한시키지 않고 비장애인 스포츠대회를 봐도 이렇게 모두 함께 어우러지는 대회는 없었다. 함께 어우러져 모두가 행사를 즐겼다는 것에 있어서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 스포츠대회의 성공 모델을 제시해 준 것 아닌가 생각한다.

스포츠대회를 감동의 드라마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번 스페셜올림픽은 하얀 눈처럼 순결한 마음이 담겨 있는 감동의 드라마였다"고 설명했다.

석 위원장은 대회의 외형적인 성공보다는 장애인 사회에서도 소외되어 있는 지적장애인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지적장애인들은 그들이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비장애인들과 차이가 없다. 그래서 사회 속에 감춰져 있는 장애인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지적장애인들의 밝은 모습과 순수함이 많은 분들께 알려졌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회의 한 구성원이고, 그런 그들이 밖으로 나와 함께 어우러졌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3 평창스페셜올림픽이 준비될 당시 스페셜올림픽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지도가 낮아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어려웠던 순간에 대해서도 물어 봤다.

석 위원장은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가 2008년 설립됐지만 첫 번째 시·도 지부는 2011년 12월 경기도스페셜올림픽위원회가 시·도 지부로 인증받으면서부터다. 시·도 지부의 조직이 늦어졌다는 건, 중앙단체가 있어도 지역까지 활동이 활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대회를 준비해 나간다는 게 얼마나 힘들었을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석 위원장은 "조직이 탄탄하지 않은데 예산 확보가 쉬웠을 리 없지 않은가. 나경원 위원장이 국회의원을 지냈기 때문에 국회 차원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어려움이 많았다. 이번 대회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좋은 취지로 아낌없이 지원해 주신 후원단체와 기업, 개인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에 대한 이야기를 접고 전국에서 첫 번째로 시·도 지부로 인증받은 경기도스페셜올림픽위원회의 설립과 활동에 대해서도 소개를 부탁했다.


석 위원장은 "주변 분들께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홍보를 할 당시 첫 번째 받았던 질문이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으세요?'였다.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단체를 맡아 인지도가 낮은 행사를 홍보하고 다니자, 제 개인적인 신상과도 관련이 있지 않냐는 인식들이 많았다. 스페셜올림픽위원회에 참여하게 된 것은 그 취지가 너무 좋아서였다. 좋은 취지의 단체, 좋은 취지의 행사가 묻혀 있는 게 싫어서 참여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 2011년 11월 도스페셜올림픽위원회 발기인 총회에 참여한 분이 9분이신데, 모두 개인적인 인연이 아닌 단체의 취지에 뜻을 같이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분들이 이사가 돼서 '사단법인 경기도스페셜올림픽위원회'를 설립했고 또 그분들과 함께 열심히 홍보에 나서 15개 시·군 지부를 두게 됐다. 하지만 아직도 해야 할 일도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장 어려운 점으로 '홍보'를 꼽은 석 위원장은 "지부가 설립됐지만 지적장애인들을 위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필요한데 아직까지 스페셜올림픽위원회의 활동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함께 활동하실 분들과 행사를 진행할 때 도움을 주실 자원봉사자들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보통 단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예산을 탓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였다.

석 위원장은 "좋은 취지의 단체고, 좋은 의미를 담은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예산은 그 다음"이라고 말했다. 이런 의지를 앞세워 어려운 여건에서도 석 위원장은 평창대회에 도 대표로 50여명을 참가시켰다.
그리고 이제는 스페셜올림픽과 장애인스포츠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제10회 한국스페셜올림픽 전국하계대회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석 위원장은 "평창대회로 인해 스페셜올림픽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커졌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수도권에서 한국스페셜올림픽 전국하계대회를 개최한다면 성공적으로 마친 평창대회의 분위기를 국민들과 수도권 시민들에게 더 오래 심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유치전에 뛰어들었다"며 유치에 나선 이유를 전했다.

그는 "사실 지난해 제9회 대회가 경산에서 열렸기 때문에 제10회 대회는 2014년에 개최되어야 하지만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개최되는 등 국내외 여건이 어려워 올해 개최하게 됐다. 또 평창 대회의 분위기를 이어가자는 측면에서도 올해 제10회 대회 개최에 힘을 실어줬다. 성공한 평창대회의 분위기를 이어 국내 대회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지역은 경기도, 그리고 수원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석 위원장은 "수원시 일원에서 대회를 개최하게 되면 역대 대회 중 가장 많은 950여명의 선수를 비롯해 2천여명이 참가하는 대회로 개최할 계획"이라며 "도내 장애인 스포츠와 도스페셜올림픽위원회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유치에 성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석 위원장은 "스페셜올림픽은 경쟁보다는 대회에 참가하는 데 의미를 둔다. 늦게 들어오더라도 웃으면서 완주하는 모습에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비장애인 대회처럼 박진감이 넘치지는 않지만 평창대회에서 국민들에게 전해 줬던 감동을 전해 주는 대회가 '한국스페셜올림픽 전국하계대회'다. 그 감동을 전해 주는 중심이 경기도가 될 수 있도록 수원 유치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석호현 위원장은…

(사)경기도스페셜올림픽위원장과 (사)한국유치원총연합회장을 맡고 있으며 아주대학교대학원에서 '방과 후 아동지도에 대한 인식 및 욕구에 관한 실증연구'라는 주제로 석사 학위를 받은 교육인이다.
두 단체 외에도 아주대학교 한마음장학회 회장,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겸임 부교수, 학교안전공제보상재심사위원회 부위원장, 국회 보좌진 연구모임 '국회노동연구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글=김종화기자 사진= 하태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