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하는 어부의 삶
맛에 녹아있네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며 새싹이 난다는 우수(雨水) 절기가 지났지만 봄의 기운은 느낄 수 없다.
식도락가의 입맛도 찬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에 멈춰있다. 뜨끈하고 개운한 국물과 쫄깃한 낙지가 어우러진 연포탕은 상상만으로도 식감을 자극하며 온 몸을 데운다.
하지만 이맘때 크고 신선한 낙지는 품귀현상을 빚는다.
통상적으로 낙지는 1년 중 3~5월, 8~10월에 많이 잡히기 때문에 2월과 7월에는 공급량이 모자란다. 그로인해 이 기간 산낙지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어오른다. 맛에 대한 고집이 없는 음식점 주인은 이 시기에 중국산이나 냉동 낙지로 손님을 맞게된다.
인천시 남구 학익동의 본가 낙지마당은 1년내내 국내에서 난 신선한 낙지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김길선(59) 본가 낙지마당 대표의 본업은 어부였다. 인천 영종도에서 태어난 김 대표는 아버지가 운항했던 고깃배 '수덕호'를 여전히 운용중이다.
5년전 식당을 연 김 대표는 수덕호에서 잡아 올린 낙지와 꽃게, 소라 등을 손님 상에 내놓고 있다.
본가 낙지마당 연포탕의 시원한 맛의 비결은 고깃배에서 직접 공급한 신선한 낙지와 함께 어우러지는 박에 있다.
김 대표는 구하기 힘든 박을 손수 재배해서 공급하고 있다. 고향인 영종도에서 해마다 수십개의 박을 수확한다. 8~10㎏ 나가는 박 하나를 타면 연포탕 50~60 그릇을 끓일 수 있다.
신선한 낙지, 박과 3박자를 이룰 요소는 육수다. 본가 낙지마당의 육수는 모두 15가지 재료로 이뤄진다. 해물 육수는 신선도가 생명인데 김 대표는 전날 만든 육수를 정확히 24시간 숙성후 사용한다.
자세한 재료와 비법을 알 수 없는 본가 낙지마당의 육수는 낙지전골과 갈낙탕에도 들어가 또다른 하모니를 이룬다.
낙지를 먹고 남은 연포탕 육수에 칼국수 사리를 넣어 먹어야 연포탕 코스가 마무리 된다.
또한 산낙지로 만드는 낙지볶음도 본가 낙지마당의 별미다. 뜨거운 밥과 함께 비벼 먹어야 제맛인 본가 낙지마당의 낙지볶음은 신선한 낙지살과 어우러지는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식감을 자극한다.
직접 담가 밑반찬으로 내놓는 낙지젓을 비롯해 콩나물, 멸치볶음, 김치 등도 메인 요리와 잘 어우러진다.
주인장의 최고 식재료에 대한 고집으로 최고의 맛을 보여주는 본가 낙지마당의 주요 메뉴들의 가격은 산낙지볶음과 연포탕 1인분에 1만8천원, 갈낙탕 1만2천원, 낙지파전 1만원이다.
주소:인천시 남구 학익1동 657의4. 문의:(032)861-3505
/김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