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첫 경기에서 한국과 대결하는 '미지의 팀' 네덜란드가 평가전을 치르면서 조금씩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네덜란드는 26일 저녁 대만 타이중의 인터컨티넨탈 구장에서 대만 실업 선발팀과 연습 경기를 치러 6-0으로 승리했다.
24일 쿠바와의 평가전(5-0 승리)에 양상문 수석코치 등을 보낸 한국 대표팀은 이날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 다수가 현장을 찾아 분석에 나섰다.
경기를 지켜본 유남호 전력분석위원은 "단순한 연습 경기인데다 네덜란드가 선수들의 등번호를 바꿔 내보내는 등 보안에 신경을 써서 아직 평가를 하기에는 이르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두 차례 경기를 지켜보면서 어느 정도 전력의 틀은 드러났다.
네덜란드 선수단의 가장 큰 특징은 오른손 일색이라는 점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정리한 네덜란드 선수단을 보면 28명의 선수 중 왼손을 쓰는 이는 4명뿐이다.
13명의 투수 가운데 디에고마 마크웰과 마크 포위렉 등 두 명의 왼손 투수가 포진했고, 15명의 야수 중에는 좌타자 로저 베르나디나와 스위치 타자 헤인리 스타티아만이 왼쪽 타석에 선다.
호주(12명), 대만(11명) 등 같은 B조의 경쟁자들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은 숫자다.
'연막작전'이 치열해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연습 경기를 보면 그나마도 핵심 전력으로 분류할 만한 왼팔은 별로 없는 듯하다.
특히 이날 연습경기에서 네덜란드는 왼손 타자 한 명을 대타로 딱 한 타석만 세우는 데 그쳤다.
유 위원은 "한 타석밖에 서지 않아서 어떤 선수라고 평가할 수는 없는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중심 타선에 블라디미르 발렌티엔(야쿠르트)과 앤드루 존스(라쿠텐)를 세우고 유격수 안드렐톤 시몬스(애틀랜타)를 중심으로 테이블세터진 구성하는 등 전체적인 라인업은 우타자 위주로 짜인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전에 선발 출격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는 오른손 에이스 윤석민(KIA)은 물론이고 좌투수가 부족해 고민인 대표팀 마운드 전체에 숨통을 틔우는 부분이다.
두 명의 네덜란드 왼손투수 중 이날은 마크 포위렉(자유계약선수)이 마운드에 올랐으나 그리 인상적인 투구를 보이지 못했다.
말을 아끼던 유 위원은 포위렉에 대해서만큼은 "그리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더라"고 낮게 평가했다.
경계해야 할 좌투수는 24일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호투한 디에고마 마크웰(로테르담) 한 명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신경 써야 할 왼손 투수가 적다는 것은 좌타자들의 어깨에 많은 기대를 거는 대표팀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류중일 감독은 네 번의 평가전을 거치면서 타선의 대강을 확립해 놓은 상태다.
왼손 타자 이용규(KIA)가 중견수를 맡으면서 2루수 정근우(SK)와 테이블세터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중심 타선도 1루수인 이승엽(삼성)·김태균(한화)·이대호(오릭스)를 상황에 맞게 활용하면서 5번에 왼손 김현수(두산)를 배치하는 식으로 짜일 전망이다.
상대 투수에 따라 좌타자 이승엽과 우타자 김태균의 투입 여부가 갈리는 등 이번 대회에서도 좌타자들의 활용이 중요한 열쇠여서 우투수 일색의 상대는 한층 편안히 다가올 수 있다.
유 위원은 "28일 오후 도류구장에서 열리는 네덜란드와 대만 대학 선발팀의 마지막 연습 경기까지 지켜보고 나서 종합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