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이번 1라운드에서 네덜란드와 1차전에서 0-5로 진 뒤 호주와 2차전에서 6-0, 대만과 3차전에서 3-2로 각각 승리해 2승1패를 거뒀다.
한국은 대만, 네덜란드와 동률을 이뤄 세 팀 간의 경기 기록'(득점÷공격 이닝)-(실점÷수비 이닝)' 수치를 비교하는 팀 퀄리티밸런스(TQB)를 따졌지만 결국 조 3위가 돼 8개팀이 겨루는 8강 진출에 실패했다.
2006년 제1회 대회 4강, 2009년 제2회 대회 준우승에 이어 사상 첫 우승을 노려보겠다고 선언한 한국 대표팀이었지만 1라운드에서 '변방'에 있다고 치부하던 경쟁자들에 무참히 꺾였다. 역대 WBC뿐만 아니라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등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쌓아온 한국 야구의 명성에도 금이 갔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의 굴욕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지적이다.
현재 세계야구는 상향 평준화 추세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도 잘 나타난 것처럼 절대 강자와 약자가 없었다. 그럼에도 한국은 지난해 프로스포츠 사상 한 시즌 7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며 흥에 들떴다.
그러나 서울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우승을 노렸다가 5위에 그쳤다. 아시아 프로야구 최강 클럽을 가리는 아시아시리즈도 안방인 부산에서 열렸지만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 두 팀이 참가해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등 최근 한국 야구의 국제대회 성적은 기대를 밑돌았다.
국가대항전인 WBC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졌지만 한국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세계 야구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이번 대표팀은 구성부터 난항을 겪었다. 애초 구상한 정예 멤버에 차질을 빚었고,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의 소속팀 사정과 예상치 못한 부상 등으로 지난해 11월 예비명단 28명을 발표한 이래 7차례나 선수를 교체해야 했다.
28명의 이번 대표팀 엔트리 중 해외파는 일본에서 뛰는 이대호(오릭스)가 유일할 정도였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봉중근(LG)·김광현(SK) 등 특급 좌완 투수들이 이탈했고 강타자 추신수(신시내티 레즈)도 빠져 역대 최약체 전력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