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D조 첫 경기에서 강호 멕시코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탈리아는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 리버 필즈에서 열린 대회 D조 1차전에서 멕시코를 6-5로 꺾었다.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받는 이탈리아는 멕시코의 특급 마무리 투수 세르히오 로모가 마운드에 오른 9회에 상대의 어설픈 수비 덕에 두 점을 뽑아 대어를 낚았다.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인 로모는 패전투수의 멍에를 썼다.

2006년과 2009년 대회에서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한 이탈리아는 이날 승리로 8강이 겨루는 2라운드 진출의 희망을 부풀렸다.

반면 지난 두 대회에서 모두 2라운드에 올랐던 멕시코는 로모까지 마운드에 올리고도 무릎 꿇어 충격이 더 컸다.

이탈리아는 캐나다, 멕시코는 미국과 9일 각각 2차전을 치른다.

선취점을 올린 것은 이탈리아였다. 1회초 1사 후 크리스 데노르피아의 2루타, 앤서니 리초의 안타로 만든 1,3루에서 알렉스 리디의 중전 적시타로 가볍게 기선을 제압했다.

계속된 2사 1,2루에서 마이크 코스탄초의 우전 안타로 추가점을 냈다.

멕시코는 1회말 반격에서 바로 전세를 뒤집었다. 볼넷 2개와 안타 하나를 엮어 1사 만루 기회를 잡은 뒤 호르헤 칸투가 우익수 쪽 '싹쓸이' 2루타로 주자 세 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여 3-2로 역전했다.

2회말에는 2사 2루에서 라미로 페냐가 이탈리아의 바뀐 투수 치아구 다 실바를 우익수 쪽 2루타로 두들겨 한 점을 더 보탰다.

이탈리아는 4회초 1사 1루에서 드루 부테라가 좌측 펜스를 넘기는 2점짜리 홈런포를 쏘아올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다시 균형이 깨진 것은 5회말이었다. 안타와 희생번트로 1사 2루의 득점 기회를 만든 멕시코는 미국 메이저리그 로스엔젤레스 다저스에서 뛰는 루이스 크루스의 중견수 쪽 2루타 덕에 다시 앞서 나갔다.

멕시코는 5-4로 앞선 9회초 로모를 등판시켜 경기를 그대로 끝내려 했다.

하지만 1사 후 닉 푼토에게 좌익수 쪽 2루타, 데노르피아에게 좌전안타를 잇달아 얻어맞고 1,3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리초가 좌익수 쪽으로 뜬 공을 날렸다. 타구를 쫓던 멕시코 좌익수 에드가 곤살레스가 펜스 앞까지 쫓아가 잘 잡는 듯했다. 하지만 공이 그의 글러브에 들어갔다가 튀어나왔다. 이때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아 역전 결승타가 됐다. 공식 기록은 2타점 2루타였지만 곤살레스의 수비가 아쉬운 장면이었다.

이탈리아는 제이슨 그릴리를 마운드에 올린 9회말에 안타, 볼넷, 몸에맞는 공 등으로 2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칸투를 2루수 땅볼로 요리해 승리를 지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