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아 레미제라블. 한국의 피겨여왕 김연아가 17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싱글 프리 경기에서 환상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누가 김연아의 경쟁 상대가 될 것인가'.

'피겨 여왕' 김연아(23)의 완벽한 연기로 당초 '3파전'이 될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전망도 무색해졌다.

17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막을 내린 2013 세계피겨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여자 싱글이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일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의 3파전 구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연아와 오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아사다는 주특기인 트리플 악셀 점프를 앞세워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과 4대륙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는 등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었고 코스트너 역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로서 2연패를 노리는 정상급 선수였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마치 김연아의 등장으로 그동안 세계대회를 주름잡았던 우승자들은 주눅이 든 것처럼 실수를 연발하고 긴장감을 떨치지 못했다.

첫날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는 석연찮은 판정속에도 69.97점으로 선두에 올랐지만, 아사다는 62.10점으로 6위에 머물렀다.

아사다는 17일(한국시간)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실수를 연발해 김연아를 쫓아갈 기회를 잃었다.

비장의 무기로 준비한 트리플 악셀은 이날도 마음대로 구사하지 못해 오히려 2.14점이 깎였고, 두 차례 회전수 부족 판정과 한 차례 롱에지(잘못된 스케이트날 사용) 판정을 받았다. 점프 가운데 수행점수(GOE) 1점 이상을 받은 기술은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1.40점) 하나뿐이었다.

아사다는 실수를 연발하고도 예상보다 높은 134.37점을 받았지만, 이어 연기를 펼친 김연아가 무려 148.34점의 역대 2위 기록을 작성하면서 오히려 더욱 자존심을 구기고 말았다.

코스트너도 마찬가지였다. 쇼트프로그램에서 한 차례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저지르고도 높은 예술점수(PCS) 덕에 66.86점으로 2위에 오른 코스트너는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심한 기복을 보였다.

주요 경쟁자들이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면서 2014년 소치 올림픽까지 김연아의 '독주 시대'는 계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