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북한 `돈줄죄기' 법안 발의"

북한 핵개발, 동아시아 핵무장 경쟁 촉발 경고

에드 로이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우리가 할 것은 가능한 한 가장 강한 제재를 쓰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접견을 위해 청와대를 찾은 로이스 위원장. /연합뉴스

에드 로이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20일(현지시간) 북한 체제의 '돈줄'을 죄는 제재법안을 조만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의 핵무기 개발 움직임이 동아시아의 핵무장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이날 워싱턴DC 소재 헤리티지재단에서 열린 '이병철 강좌'에 참석, 지난 2005년 불법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계좌를 동결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대북 제재방안을 초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의 경화(hard currency·국제 금융상 환 관리를 받지 않고 금 또는 각국의 통화와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화폐) 접근을 제한하고 핵 확산방지 노력을 제고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초당적인 지지를 받는 가운데 북한의 경화 차단과 은행 제재를 골자로 하는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강조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지난달 미국 하원에 북한 핵실험 규탄 결의안을 제출해 본회에서 412대 2라는 초당적인 지지로 가결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이 결의안에서도 북한이 불법자금 세탁, 국제 마약 거래, 미국 통화 위조 및 지적 재산권(IP) 침해 등에 지속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이어 북한의 핵개발 움직임이 동아시아의 군비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중국이 북한의 젊은 지도자 김정은(국방위 제1위원장)에게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하지 말하고 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정은이 매우 도발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국제사회가 제시하는 길을 가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따라서 중국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유엔을 통해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이 대북 제재에 적극 가세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북한과 이란 사이의 미사일 기술협력 가능성을 지적한 뒤 이런 커넥션이 핵개발 분야에서도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북한 내부 동향에 대해 "한국의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외부세계의 정보가 유입되고 있다"면서 "북한 주민들이 번영하는 남한과 자신들의 상황을 비교하며 차이를 알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북한체제에 대한 의심을 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미국 정부를 향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자유무역과 투자를 촉진하도록 하는 다양한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