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Utd 이천수. 이천수가 31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인천 유나이티드 FC와 대전 시티즌의 경기를 밝은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돌아온 탕자' 이천수(32·인천 유나이티드)가 1천381일(4년) 만에 국내 프로축구에 복귀했다.

3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대전 시티즌의 K리그 클래식 4라운드경기.

김봉길 인천 감독은 "몸을 잘 풀고 있으라"고 경기를 앞두고 이천수에게 지시했다.

이천수가 아직 몸이 완벽하게 만들어지지 않은 까닭에 선발로 투입될 수는 없지만 경기 흐름을 봐서 조커가 될 수 있다는 의미였다.

김 감독은 후반 7분 추가골을 맞아 1-2로 뒤지자 오히려 이천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영화 슈퍼맨의 주제음악과 함께 이천수가 구본상과 교체돼 그라운드로 뛰어나왔다.

해결사 특명을 받은 것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김봉길 감독은 "후반 3분에 동점골이 나올 때 이천수를 불렀는데 나오는 시간이 추가실점하는 순간과 우연히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천수는 최전방, 그 배후, 좌우 측면 등 공격진 전역을 발랄하게 오갔다.

그는 후반 10분 역습에서 드리블로 대전의 페널티지역 왼쪽을 수비수 두 명을 달고 돌파했다.

 
 
▲ 인천Utd 이천수. 3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전 시티즌의 후반전 경기에서 인천 이천수가 프리킥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록 중도에 공을 놓쳐 슈팅이나 크로스를 시도하지 못했으나 관중의 우레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천수는 후반 13분에는 그의 장기인 프리킥 기회도 잡았다.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강하게 때린 볼은 별로 위협적이지 않게 수비벽 앞에 떨어졌다.

이천수는 후반 19분 페널티 아크 근처에서 중거리슛을 시도했으나 이도 골대를 멀찍이 벗어났다.

그는 후반 30분 날카로운 코너킥을 올려 대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 뒤에 이어진 혼전에서는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직접 슈팅을 날렸으나 볼은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 인천Utd 이천수. 3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전 시티즌의 후반전 경기에서 인천 이천수가 진지한 표정으로 경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천수는 후반 41분에는 골지역 왼쪽에서 헤딩슛을 날렸으나 볼은 골망을 외면했다.

경기장을 메운 1만100여 관중은 이천수가 나온 뒤로 환호하다가 탄식하다가를 계속 되풀이했다.

인천이 1-2로 뒤진 상황에서 홈팬들이 갈구하던 이천수의 공격포인트는 결국 나오지 않았다.

이천수는 위협적인 플레이를 자주 보여줬지만 약간의 둔탁함도 함께 노출했다.

이날 경기는 그가 몸 상태가 완벽해지면 '킬러'로 되돌아올 가능성을 보여주는것으로 만족할 한판이었다.

 
 
▲ 인천Utd 이천수. 3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전 시티즌의 경기에서 대전이 2-1로 승리하자 인천 이천수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숨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관중은 인천이 상대적 약체인 대전에 1-2로 패배했지만 이런 기대가 있는 까닭에 인천 선수단에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천수는 전남 드래곤즈 시절이던 2009년 6월 30일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 출전한 뒤 1천381일 만에 국내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그는 전남에서 잇따른 돌출행위를 저질러 임의탈퇴 선수로 방출된 뒤 선수생활이 끝날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타고난 재능과 팬들의 사랑이 아깝다는 이유로 전남이 이천수의 임의탈퇴를 해제함에 따라 인천 유니폼을 입고 복귀했다.

 
 
▲ 인천Utd 이천수. 3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전 시티즌의 경기에서 대전이 2-1로 승리하자 인천 이천수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대전 선수들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