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길재 우리동네 공동대표가 가정에서도 쉽게 채소를 가꿔 먹을 수 있는 상자텃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옥상 등 도심 자투리공간 텃밭 조성
올해 동구민에 2500여개 분양 계획
어린이들 체험통한 환경교육 핵심
정부 인증 사회적기업 되는것 목표


"아이들이 먹고 즐기는 채소가 어떻게 재배되는지 직접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인천시 동구에서 사회적 기업인 도시농업 사업단 '초록세상'을 운영하고 있는 최길재(46)씨. 초록세상은 도심에서 경험하기 힘든 농촌의 채소 재배 등의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한평 텃밭'과 '상자 텃밭'을 분양해 주고 있다.

이 사업은 일반 가정이나 옥상, 마당 등의 자투리 공간에서 조그만 상자나 3.3㎡의 공간에 텃밭을 조성하는 것으로, 올해 동구지역 주민들에게 2천500여개를 분양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초록세상은 동구 비영리 봉사단체인 '우리동네'가 운영하고 있으며, 최씨는 이 단체의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우리동네는 지난 2009년 6월 구도심 지역에 연탄 등을 나눠주는 나눔·봉사단체로 출발했다. 최 대표는 나눔·봉사활동을 넘어서는 생산적인 활동에 대한 고민 끝에 '사회적 기업'이라는 틀을 생각해냈다.

최 대표는 "그동안의 사회적 기업들은 간병, 청소 등 소위 '3D업종'이 주류를 이뤘다"며 "마을공동체를 복원하고,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사업으로 찾은 아이템이 '도시농업'이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도시농업이 단순히 조그만 공간에 농산물을 재배해 먹는 개념에 그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도시농업을 통해 내 먹거리를 누가 어떻게 생산하는지 고민해 보고, 직접 체험을 하면서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교육적인 측면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중구, 동구, 남구 등 구도심권에는 논·밭은 물론 절대녹지공간도 상당히 부족해 아이들이 농작물의 생산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기회가 적다"며 "상자텃밭이나 옥상 등에 꾸미는 한평텃밭을 통해 아이들에게 도시에서도 농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니 반응이 좋다"고 강조했다.

초록세상이 핵심사업으로 삼는 것은 '어린이들이 도시농업을 제대로 인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다.

최 대표는 "전문강사들이 구도심에 있는 학교에서 10개월 동안 학생들이 직접 텃밭을 설계하고, 농작물을 재배해 먹거리를 만드는 생태텃밭교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학생들은 실습을 통해 정서적 안정 등 '원예치료' 효과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협동조합의 형태로 전환 중인 초록세상은 오는 9월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 기업이 되는 게 목표다.

최 대표는 "도시농업 외에도 마을공동체 복원을 위한 다양한 아이템을 발굴, 우리동네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기업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동구는 8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상자텃밭 분양자 신청을 각 동 주민센터에서 받고 있다.

/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