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웹툰 스크린에 옮겨… '흥행파이터' 19번째 영화
고교 친구들 리얼리티쇼 '격투' 생생한 액션 흥미자극
폭력 악순환·매스미디어 속성 지적 원작보다 아쉬워


'주먹보다 돈이 앞서는 세상(?)'.

'흥행마법사' 강우석 감독은 한국 영화사상 최고 흥행 성적으로 충무로에선 전설로 통한다. 강 감독은 지난 2003년 '실미도'로 한국영화 천만 관객시대를 열어젖힌 것을 비롯 '공공의 적' 시리즈, '투캅스' 등 굵직굵직한 영화들을 내놓으며 무려 3천843만명 관객동원이란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어쩌면 그의 19번째 영화 '전설의 주먹' 제목과도 일맥상통하는 별명이다.

'전설의 주먹'은 동명웹툰 원작을 스크린 위에 되살렸다. 복싱 챔피언의 꿈을 코앞에서 좌절당한 국수집 사장 임덕규, 학창시절 학교를 주름잡는 싸움짱이지만 가족을 위해 자존심 죽이고 사는 대기업 부장 이상훈, 남서울고 독종 미친개로 날렸으나 이제는 한물간 삼류 건달 신재석. 고교 시절 친구들이 동명의 TV 파이트 리얼리티쇼 프로그램에서 25년만에 다시 만났다.


원작보다 더 커진 격투기 비중으로 다채로운 격투기 기술 등을 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격투기 마니아뿐만 아니라 일반 성인 남자라면 심장이 벌렁거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바라보게 될 만큼 액션신은 역동적이고 생생하다.

그러나 끊을 수 없는 폭력의 악순환과 그걸 이용하는 매스미디어의 속성을 꼬집은 원작과 달리 보다 우정과 가족애란 비교적 가벼운 주제로 그 위에 토핑, 대중성을 더 살렸다. 그렇다보니 TV 리얼리티쇼 PD(이요원)의 비중이 많이 축소됐다. 단순히 링 위로 끌어내기 위한 가벼운 연결고리 역할일뿐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이용(?)하는 상업방송의 꼼수는 잠시 스치는데 그쳐 안타깝다.

지난 2010년 '이끼'를 통해 지금까지 나온 웹툰원작 영화들 중 가장 좋은 흥행성적(340만)을 거둔 바 있는 강우석 감독이 다시 한번 홈런을 날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3년/한국/153분/액션 드라마
감독 : 강우석
출연 : 황정민, 유준상, 이요원, 윤제문, 정웅인
개봉일 : 2013.04.10. 수. 청소년 관람불가
별점 : ★★★★★★(6/8개 만점)

■ 일장일단(一長一短)

장 = 전·후반부를 수놓는 생동감 넘치는 격투 장면을 현장서 보는듯 피가 끓네.
단 = 개연성을 살리기 위해서겠지만 얕은 드라마 때문에 느슨해지는 건 어쩔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