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킬러' 성남의 일격에 무릎을 꿇은 울산 현대 김호곤 감독이 주말 인천전에서도 김신욱을 중심으로 한 기존 공격 전술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울산은 지난 주말 성남 일화와 가진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김성준에게 1골을 내주며 분패했다.

전반에는 팽팽한 접전을 벌였지만 후반 들어 울산의 철퇴는 부쩍 힘이 빠졌다. 특히 김신욱에게 뻔한 크로스가 집중되면서 공격의 순도가 낮아졌다.

그러나 김 감독은 후반 5분 수비수 김영삼이 퇴장당하는 '돌발변수' 탓에 승점을 쌓는 데 실패했을 뿐 전술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봤다.

김 감독은 24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반까지는 경기를 잘 풀었다. 퇴장당하지 않았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며 "인천전에서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김신욱을 활용하는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최근 울산의 공격 루트가 단순화됐다는 점은 인정했다.

부상당한 하피냐(26·브라질)와 까이끼(25·브라질)가 복귀하면 더 다양한 득점 루트를 만들어낼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김신욱을 활용한 고공 플레이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스트라이커 자원이 한정돼 있어 지금은 김신욱을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까이끼가 이르면 내달 중순 복귀한다. 그때가 되면 좀 더 재밌는 축구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방식대로 인천전에 나서지만 김신욱에게 배달되는 크로스가 날카롭지 못하다는 점은 반드시 해결할 계획이다.

지난해 철퇴에 알고도 당했던 상대팀들은 올시즌 중원에서부터 울산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김신욱에게 공이 연결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측면을 좀 더 깊이 파서 크로스를 올렸어야 하는데 압박이 강하게 들어오니까 급하게 대각선 크로스를 올리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공격이 무뎌졌다"고 말했다.

인천은 최근 리그에서 4경기째 무패 행진을 달리며 3위에 올라앉았다. 벌써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무섭게 질주하고 있는 신인 이석현(23)과 최근 역전 결승골을 도우며 부활의 신호탄을 쏜 이천수(32)가 울산의 주 경계 대상이다.

김 감독은 유난히 활동폭이 넓은 두 선수의 움직임을 차단하는 방안을 고심중이다.

그는 "인천의 최근 경기를 보면서 대응 방안을 찾고 있다. 지금으로선 특별한 변화를 주기보다는 기존 전술을 유지하면서 이들 주변의 공간을 최대한 좁힐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