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세계 노동절 123주년을 맞아 지구촌 곳곳에서 기념 집회가 열리고 대규모 시위도 벌어졌다.
세계 경제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맞은 올해, 시위에 나선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그만큼 절실하고 뜨거웠다.
각국 시위 및 집회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임금 인상과 근무 여건 개선 등을 요구했다. 특히 유럽 노동자들은 오랜 긴축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서민을 위한 경제 정책을 촉구했다.
◇ 아시아 각국 대규모 시위…방글라 다카 2만명, 도쿄 집회 2만명
최근 의류공장 붕괴 사고가 난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는 경찰 추산 2만여명이 거리시위를 벌였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달 24일 의류공장 붕괴 참사로 400명 이상이 사망, 붕괴 원인과 다수의 사망자 발생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은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면서 붕괴 위험을 알고도 작업을 강요한 공장 건물주를 사형에 처하라고 당국에 촉구했다.
방글라데시 의류노동자연맹(BTGWL) 등 여러 노조는 다른 주요 도시에서 시위를 이어갈 방침이다.
일본 노동계는 이날 전국 각지에서 집회를 열고 '아베노믹스(대규모 자금공급을 골자로 하는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 돈 잔치'에서 소외된 일반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및 근로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이날 도쿄(東京)도 내 요요기(代代木) 공원에서는 2만1천여명(주최측 발표)이 참가한 가운데 일본노동조합총연합(전노련)이 주관하는 중앙 노동절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다이코쿠 사쿠지(大黑作治) 전노련 의장은 "아베노믹스 등으로 인해 엔고가 시정되면서 주가는 오르고 있지만 식료품과 연료 가격 인상 때문에 어려운 국민들의 생활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전노련은 이어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체 노동자의 35% 이상이라고 소개한 뒤 고용안정 보장, 과중한 노동 근절 등의 요구 사항을 담은 노동절 선언을 채택했다.
중국 저장(浙江)성 원링(溫嶺)시에서도 이날 400~500대의 택시가 집단 파업을 벌이며 노동권 쟁취를 외쳤다고 중국 인터넷 매체인 망이신문(網易新聞)이 전했다.
파업에 참여한 택시 노동자들은 불법 차량 증가, 유가 상승 등으로 생활 여건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이에 원링시 교통당국 관계자들이 나서 이들 노동자의 주장을 청취한 뒤 가능한 한 빨리 문제 해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도 평소 파업이 벌어지기는 하지만 노동자들이 노동절을 맞아 '노동권 수호'를 외치며 파업을 벌인 것은 이례적이다.
홍콩에서는 2천600여명이 한 달 넘게 파업 중인 콰이칭(葵靑) 화물터미널 노동자들과 함께 시위를 벌였다.
항만 노동자들은 15년간 임금이 한 번밖에 인상되지 않았다면서 화물터미널 운영사인 홍콩국제터미널(HIT)에 17%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도 집회가 열렸고,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로 차량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 유럽 경제위기 지속…노동절 시위 격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 금융 위기가 계속되면서 긴축 정책과 구조조정으로 고통받는 유럽 노동자들의 올해 노동절 시위는 더욱 격렬하고 광범위하게 벌어졌다.
경기 침체로 고전 중인 그리스에서는 이날 그리스 노동자총연맹(GSEE)과 공공노조연맹(ADEDY) 양대 노총이 긴축 정책에 항의하는 24시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양대 노총 소속 시위대 4천여명은 이날 아테네 도심 신타그마광장에서 공무원 감원을 뼈대로 하는 구제금융 이행조건 개정 법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노조는 내년 말까지 공공부문에서 1만5천명을 감원하기로 한 정부의 방침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그리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신타그마광장에 1천여명을 배치했다.
이번 총파업으로 대중교통은 멈췄으며 공립 병원은 응급 인력만 가동하고 있다.
실업률이 치솟고 있는 스페인에서는 이날 전국 80여개 도시에서 유럽연합(EU)의 경제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스페인 최대 노조인 노조연맹(CCOO)과 노동총동맹(UGT)은 전국적으로 수만명이 참여한 시위를 주도했다. 스페인 노조는 실업자 증가에 대처하는 정부 정책이 너무 미흡하다며 정부의 무책임성을 성토했다.
스페인은 실업률이 27%를 넘어섰고 청년 실업률은 56%에 달하는 등 극심한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스페인 노동자들은 EU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채권단이 과도한 긴축을 요구, 노동자들의 고통을 가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EU 경제 정책의 전면적 수정을 촉구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기침체와 실업난으로 고전 중인 유럽 거리에서 '절망의 목소리'가 울려 퍼질 것이라고 전했다.
터키에서는 주요 집회 장소인 수도 이스탄불의 탁심 광장에서 참가자들과 경찰이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앞서 터키 정부는 탁심 광장이 보수 중이라는 이유로 올해 집회 개최를 금지했다.
그러나 이날 수백 명이 광장에 집결하자 경찰은 광장 인근 도로를 봉쇄하고 최루 가스와 물대포 등을 동원해 시위 진압에 나섰다. 이에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경찰에 돌을 던지며 항의했다.
탁심 광장은 1977년 노동절 집회 때 극우단체 활동가가 근처 건물에서 시위대를 향해 난사, 34명이 숨진 사건이 일어난 이후 터키 노동절 집회의 상징이 됐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서도 노동절을 기념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모스크바에서는 노조 추산 최대 7만명의 인파가 대규모 거리시위를 벌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위에도 독립노조연합 상트페테르부르크 지부 노조원들과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 당원 등 약 2만명이 참가했다.
러시아 독립노조연합은 러시아 전역에서 200만명 이상이 노동절 시위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에서는 신(新)나치 등 극우주의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날 밤부터 수도 베를린 외국인 밀집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벌어졌다.
터키계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베를린 동남부 쇠네바이데에서는 '나치 반대 모임'이라는 단체의 주도로 1천500명이 참석하는 등 모두 3천명이 시위를 벌였다.
또 베를린 북부 베딩에서도 1천명 가량이 평화적인 반(反)극우주의 집회를 했다.
베를린 주변의 집회와 시위는 대체로 평화적으로 진행됐으나, 집시법을 위반한 23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노동절 당일에도 쇠네바이데 지역에서는 반(反)극우주의 시위가 예고돼 있다.
특히 극우정당인 민족민주당(NPD)이 같은 지역에서 500명이 참석하는 집회를 신고해놓은 상태여서 자칫 마찰이 빚어질 수 있을 것으로 경찰은 우려하고 있다.
쇠네바이데에는 또한 정치단체, 노동조합, 문화 예술계 종사자들이 집회를 벌일 예정이어서 집회인원이 최대 1만명에 달할 것으로 경찰은 예상했다.
◇ 미국, 이민개혁 연계 대규모 시위
뉴욕에서는 지난 2011년 전세계를 뒤흔든 '월스트리트 점령시위'(반 월가 시위) 주최측이 하루종일 곳곳에서 노동절 집회를 갖고 노동자 권익 향상을 요구하며 시위와 행진을 펼쳤다.
이들은 최근 정치권이 추진 중인 이민정책 개혁과 연계해 이른바 '초당적 이민개혁 8인그룹'을 이끌고 있는 찰스 슈머(민주ㆍ뉴욕)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이주민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이날 도심에서 3만여명(주최측 추산)이 참가한 시위가 열려 당국이 브로드웨이 등 주요 간선 도로의 차량통행을 차단했으며, 시애틀와 시카고 등 주요 대도시에서는 도심 곳곳에서 집회가 이어졌다.
보스턴 마라톤대회 테러사건 이후 대규모 행사에서 테러 우려가 높아진 탓에 경찰 당국은 집회 주최측을 상대로 안전확보를 위한 사전 조율에 나서는 한편 검문ㆍ검색도 강화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남미에서도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노동절 기념행사가 열렸다.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서는 포르사 신디칼(Forca Sindical)과 중앙노동자연맹(CUT) 등 대형 노동단체들이 주관하는 집회와 거리행진이 펼쳐졌다.
특히 포르사 신디칼의 주도로 이날 낮 상파울루 시 북부지역에서 열린 집회에는 대통령실장과 노동장관, 상파울루 주지사, 상파울루 시장 등 정부와 정치권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집회는 전체적으로 축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현대자동차의 브라질 전략차종인 HB20 19대가 추첨을 통해 노동자들에게 경품으로 제공돼 눈길을 끌었다.
집권 노동자당(PT)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CUT는 이날 오후 상파울루 시 남부지역에서 별도의 기념행사를 했다. '경제개발과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열린 CUT 주관 행사에는 노동자당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칠레에서는 하루 동안 모든 직장과 학교가 문을 닫으며, 수도인 산티아고에서는 10만명의 노동자들이 거리 시위를 연다.
대선 이후 정정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측과 대선에서 패한 엔리케 카프릴레스 야권 후보 측이 수도 카라카스에서 각각 집회를 계획해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세계 경제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맞은 올해, 시위에 나선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그만큼 절실하고 뜨거웠다.
각국 시위 및 집회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임금 인상과 근무 여건 개선 등을 요구했다. 특히 유럽 노동자들은 오랜 긴축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서민을 위한 경제 정책을 촉구했다.
◇ 아시아 각국 대규모 시위…방글라 다카 2만명, 도쿄 집회 2만명
최근 의류공장 붕괴 사고가 난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는 경찰 추산 2만여명이 거리시위를 벌였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달 24일 의류공장 붕괴 참사로 400명 이상이 사망, 붕괴 원인과 다수의 사망자 발생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은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면서 붕괴 위험을 알고도 작업을 강요한 공장 건물주를 사형에 처하라고 당국에 촉구했다.
방글라데시 의류노동자연맹(BTGWL) 등 여러 노조는 다른 주요 도시에서 시위를 이어갈 방침이다.
일본 노동계는 이날 전국 각지에서 집회를 열고 '아베노믹스(대규모 자금공급을 골자로 하는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 돈 잔치'에서 소외된 일반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및 근로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이날 도쿄(東京)도 내 요요기(代代木) 공원에서는 2만1천여명(주최측 발표)이 참가한 가운데 일본노동조합총연합(전노련)이 주관하는 중앙 노동절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다이코쿠 사쿠지(大黑作治) 전노련 의장은 "아베노믹스 등으로 인해 엔고가 시정되면서 주가는 오르고 있지만 식료품과 연료 가격 인상 때문에 어려운 국민들의 생활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전노련은 이어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체 노동자의 35% 이상이라고 소개한 뒤 고용안정 보장, 과중한 노동 근절 등의 요구 사항을 담은 노동절 선언을 채택했다.
중국 저장(浙江)성 원링(溫嶺)시에서도 이날 400~500대의 택시가 집단 파업을 벌이며 노동권 쟁취를 외쳤다고 중국 인터넷 매체인 망이신문(網易新聞)이 전했다.
파업에 참여한 택시 노동자들은 불법 차량 증가, 유가 상승 등으로 생활 여건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이에 원링시 교통당국 관계자들이 나서 이들 노동자의 주장을 청취한 뒤 가능한 한 빨리 문제 해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도 평소 파업이 벌어지기는 하지만 노동자들이 노동절을 맞아 '노동권 수호'를 외치며 파업을 벌인 것은 이례적이다.
홍콩에서는 2천600여명이 한 달 넘게 파업 중인 콰이칭(葵靑) 화물터미널 노동자들과 함께 시위를 벌였다.
항만 노동자들은 15년간 임금이 한 번밖에 인상되지 않았다면서 화물터미널 운영사인 홍콩국제터미널(HIT)에 17%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도 집회가 열렸고,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로 차량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 유럽 경제위기 지속…노동절 시위 격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 금융 위기가 계속되면서 긴축 정책과 구조조정으로 고통받는 유럽 노동자들의 올해 노동절 시위는 더욱 격렬하고 광범위하게 벌어졌다.
경기 침체로 고전 중인 그리스에서는 이날 그리스 노동자총연맹(GSEE)과 공공노조연맹(ADEDY) 양대 노총이 긴축 정책에 항의하는 24시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양대 노총 소속 시위대 4천여명은 이날 아테네 도심 신타그마광장에서 공무원 감원을 뼈대로 하는 구제금융 이행조건 개정 법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노조는 내년 말까지 공공부문에서 1만5천명을 감원하기로 한 정부의 방침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그리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신타그마광장에 1천여명을 배치했다.
이번 총파업으로 대중교통은 멈췄으며 공립 병원은 응급 인력만 가동하고 있다.
실업률이 치솟고 있는 스페인에서는 이날 전국 80여개 도시에서 유럽연합(EU)의 경제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스페인 최대 노조인 노조연맹(CCOO)과 노동총동맹(UGT)은 전국적으로 수만명이 참여한 시위를 주도했다. 스페인 노조는 실업자 증가에 대처하는 정부 정책이 너무 미흡하다며 정부의 무책임성을 성토했다.
스페인은 실업률이 27%를 넘어섰고 청년 실업률은 56%에 달하는 등 극심한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스페인 노동자들은 EU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채권단이 과도한 긴축을 요구, 노동자들의 고통을 가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EU 경제 정책의 전면적 수정을 촉구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기침체와 실업난으로 고전 중인 유럽 거리에서 '절망의 목소리'가 울려 퍼질 것이라고 전했다.
터키에서는 주요 집회 장소인 수도 이스탄불의 탁심 광장에서 참가자들과 경찰이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앞서 터키 정부는 탁심 광장이 보수 중이라는 이유로 올해 집회 개최를 금지했다.
그러나 이날 수백 명이 광장에 집결하자 경찰은 광장 인근 도로를 봉쇄하고 최루 가스와 물대포 등을 동원해 시위 진압에 나섰다. 이에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경찰에 돌을 던지며 항의했다.
탁심 광장은 1977년 노동절 집회 때 극우단체 활동가가 근처 건물에서 시위대를 향해 난사, 34명이 숨진 사건이 일어난 이후 터키 노동절 집회의 상징이 됐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서도 노동절을 기념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모스크바에서는 노조 추산 최대 7만명의 인파가 대규모 거리시위를 벌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위에도 독립노조연합 상트페테르부르크 지부 노조원들과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 당원 등 약 2만명이 참가했다.
러시아 독립노조연합은 러시아 전역에서 200만명 이상이 노동절 시위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에서는 신(新)나치 등 극우주의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날 밤부터 수도 베를린 외국인 밀집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벌어졌다.
터키계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베를린 동남부 쇠네바이데에서는 '나치 반대 모임'이라는 단체의 주도로 1천500명이 참석하는 등 모두 3천명이 시위를 벌였다.
또 베를린 북부 베딩에서도 1천명 가량이 평화적인 반(反)극우주의 집회를 했다.
베를린 주변의 집회와 시위는 대체로 평화적으로 진행됐으나, 집시법을 위반한 23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노동절 당일에도 쇠네바이데 지역에서는 반(反)극우주의 시위가 예고돼 있다.
특히 극우정당인 민족민주당(NPD)이 같은 지역에서 500명이 참석하는 집회를 신고해놓은 상태여서 자칫 마찰이 빚어질 수 있을 것으로 경찰은 우려하고 있다.
쇠네바이데에는 또한 정치단체, 노동조합, 문화 예술계 종사자들이 집회를 벌일 예정이어서 집회인원이 최대 1만명에 달할 것으로 경찰은 예상했다.
◇ 미국, 이민개혁 연계 대규모 시위
뉴욕에서는 지난 2011년 전세계를 뒤흔든 '월스트리트 점령시위'(반 월가 시위) 주최측이 하루종일 곳곳에서 노동절 집회를 갖고 노동자 권익 향상을 요구하며 시위와 행진을 펼쳤다.
이들은 최근 정치권이 추진 중인 이민정책 개혁과 연계해 이른바 '초당적 이민개혁 8인그룹'을 이끌고 있는 찰스 슈머(민주ㆍ뉴욕)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이주민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이날 도심에서 3만여명(주최측 추산)이 참가한 시위가 열려 당국이 브로드웨이 등 주요 간선 도로의 차량통행을 차단했으며, 시애틀와 시카고 등 주요 대도시에서는 도심 곳곳에서 집회가 이어졌다.
보스턴 마라톤대회 테러사건 이후 대규모 행사에서 테러 우려가 높아진 탓에 경찰 당국은 집회 주최측을 상대로 안전확보를 위한 사전 조율에 나서는 한편 검문ㆍ검색도 강화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남미에서도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노동절 기념행사가 열렸다.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서는 포르사 신디칼(Forca Sindical)과 중앙노동자연맹(CUT) 등 대형 노동단체들이 주관하는 집회와 거리행진이 펼쳐졌다.
특히 포르사 신디칼의 주도로 이날 낮 상파울루 시 북부지역에서 열린 집회에는 대통령실장과 노동장관, 상파울루 주지사, 상파울루 시장 등 정부와 정치권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집회는 전체적으로 축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현대자동차의 브라질 전략차종인 HB20 19대가 추첨을 통해 노동자들에게 경품으로 제공돼 눈길을 끌었다.
집권 노동자당(PT)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CUT는 이날 오후 상파울루 시 남부지역에서 별도의 기념행사를 했다. '경제개발과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열린 CUT 주관 행사에는 노동자당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칠레에서는 하루 동안 모든 직장과 학교가 문을 닫으며, 수도인 산티아고에서는 10만명의 노동자들이 거리 시위를 연다.
대선 이후 정정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측과 대선에서 패한 엔리케 카프릴레스 야권 후보 측이 수도 카라카스에서 각각 집회를 계획해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