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영상 제작 교육·지원까지
어르신·예술영화 전용관도 인기
2008년 장훈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영화다'의 명장면은 두 남자(배우 소지섭·강지환)가 갯벌에서 뒹굴며 싸우는 신(scene)이다. 이 영화 제작진은 인천 영종도 갯벌에서 이 장면을 촬영했다.
올 2월 개봉한 '신세계'(감독·박훈정)는 45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 영화의 여러 장면이 연안부두와 인천국제공항 등 인천에서 촬영됐다. 영화를 통해 인천을 외부에 널리 알리는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의 구석구석이 영화의 배경이 되고 있다. 인천은 국제공항과 항만, 신도시와 구도심이 모두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천을 영화에 담는 일'(로케이션 지원)을 하는 인천시 영상위원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천시 영상위원회 이재승 영상산업팀장은 "인천이 영화에 자주 노출되면, 관광객 유치 효과가 발생한다"며 "촬영팀은 인원이 많다. 이들이 인천에서 쓰는 돈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에는 영상미디어 교육·제작을 지원하는 '주안영상미디어센터'도 있다. 시민들이 영상물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곳이다.
일단 시민들이 영상물 제작 방법을 배우고, 무언가에 집중한다는 자체가 좋다. 동네 등 자기 주변을 카메라에 담고자 자료를 조사하고, 사람을 만나고, 결론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애향심이 생긴다고 한다. 이들 과정은 '소통'에 의해 이뤄진다.
'영화공간 주안'은 인천시 남구청이 2007년 4월 설립한 인천 유일의 예술영화관. 일반 영화관에서는 관람할 수 없는 국내외 최신 예술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영화공간 주안은 공연·연극 등의 문화활동과 세미나·학회 등 다양한 단체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도 갖추고 있다.
인천시 영상위원회, 주안영상미디어센터, 영화공간 주안의 공통점은 구도심으로 분류되는 남구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기관·시설이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인천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채워주고 있는 것이다.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영화 제작, 영상미디어 교육·제작, 영화 상영 등 세 가지가 인천에서 모두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시민들이 문화가 있는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시니어 키노(Senior Kino)' 상영관이 인천에 문을 열었다. 이곳은 어르신들을 위한 영화관이다. 인천에서는 인천여성영화제, 인천인권영화제, 시네마프랑스인천, 주안미디어문화축제 등 다채로운 영상문화 관련 행사들이 매년 열리고 있다.
인하대 문화콘텐츠학부 육상효(영화감독) 교수는 "인천에서 시네마테크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인천은 서울과 지방 사이에 낀 특성상 이런 활동이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공간 주안은 전국 시네마테크 중에서도 매우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라며 "인천의 영상문화 관련 시설·행사들이 시민들의 영화 취향을 다양화하고 이들의 삶을 가치있게 만들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목동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