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한국/112분/드라마
감독:송해성
출연: 박해일, 윤제문, 공효진, 윤여정
개봉일: 2013.05.09. 목. 15세 관람가
별점:★★★★★★(6/8개 만점)
'용서와 포용은 가족의 또다른 이름'.
'고래'(2004), '나의 삼촌 부르스 리'(2012) 등 작품마다 화제를 일으킨 베스트셀러 작가 천명관의 '고령화가족'이 스크린에 새롭게 재창조됐다. 동명 원작소설 '고령화가족'은 지난 2010년 발간 당시 '가족'에 대한 새로운 의미 제시로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연출은 '역도산', '파이란' 등으로 섬세하고 내밀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송해성 감독이 맡았다. 공지영의 베스트셀러 동명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 꽃미남 강동원을 사형수로 내세워 흥행시켰던 감독은 천명관의 동명소설도 대중적으로 재탄생시켰다.
영화는 엄마한테 빌붙어사는 철없는 백수 첫째 '한모(윤제문)', 데뷔작부터 흥행 참패한 영화감독 둘째 '인모(박해일)', 세 번째 결혼을 준비하는 뻔뻔한 로맨티스트 셋째 '미연(공효진)'과 그녀를 닮아 되바라진 사춘기 여중생 '민경(진지희)'이 '엄마(윤여정)' 혼자 살던 집에 하나 둘 모이면서 벌어지는 껄끄러운 동거를 다룬다.
원작에서 첫째가 52세, 둘째가 48세 등 좀더 무겁고 대책없는 막장가족이었지만 스크린에서는 나이를 8세가량 대폭 낮췄다. 수십, 수백만을 감안해야하는 영화 특성상 배우의 비주얼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게 감독의 전언.
그렇다보니 고령화의 의미는 다소 퇴색됐다. 다만 스크린에서는 가족의 의미에 방점을 찍는다. 특히 흔한 가족 이야기는 뻔할 수밖에 없다는 선입관을 여지없이 깬다.
영화 속 무대포 막장가족도 다같이 밥상머리에 앉아 숟가락을 들 때의 끈끈한 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해 보인다. 물론 그 중심에는 잘난 구석 전혀 없는 삼남매를 끝까지 끌어안으려는 '엄마'가 있다.
가족은 이렇듯 모든 구성원들을 포용하는 이해와 용서의 용광로다. 1인 가구가 대세가 되어가는 시대, 원자화된 삶에서 가족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하지만 가족에 내포된 수많은 의미는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재진행형이다. 가정의 달이다. 공기처럼 당연시했지만 무엇보다 소중한 우리네 가족들을 돌아볼 시간이다.
■ 일장일단(一長一短)
장= 원작의 무거운 캐릭터가 경쾌하고 발랄해져 거부감이 줄었네.
단= 당초 주요 사건 누락과 상당부분 거세된 캐릭터에 실망할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