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산마을 이야기다룬 생활밀착형 다큐멘터리
공동 어린이집·극장·밥상 등 운영 훈훈한 동네
뒷동산 개발 위기에 노래부르며 맞선 이웃의 힘


2013년/한국/95분/다큐멘터리
감독:강석필
출연:쟁이, 짱가, 꽃다지 외 성미산 마을 주민들
개봉일: 2013.05.23. 목. 전체 관람가
별점:★★★★★☆(5.5/8개 만점)

'땅에는 주인이 있어도 생명에는 주인이 없다'.

예부터 '멀리 있는 친척보다 가까이 사는 이웃이 훨씬 낫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급속한 산업화와 함께 1인 가구가 늘어가는 현대 도심에서 '이웃사촌'이란 말은 이제 무색한 시대다.

오히려 층간 소음에 윗집 아랫집이 다투고 심지어 칼부림까지 일어나는 세상, 어느새 가까워야할 이웃이 가장 무서운 존재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아이들의 교육은 또 어떤가. 빗나간 교육열로 공교육보다 사교육시장이 훨씬 비대해진 기형적인 현실에 옆집 아이에게 뒤질세라 아이들은 학원으로 내몰리기 일쑤다. 문제점을 인식해도 '적자생존'이란 고루한 가치 아래 모두가 경쟁자로 살기에 급급하단 이유로 악순환의 고리는 무한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도심에서도 '다른 삶은 가능하다!'며 힐링캠프를 꿈꾸는 별종들이 있다.

서울 한복판에서 1994년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비롯 '성미산 마을극장', '성미산 밥상' 등 훈훈한 공동체를 꾸리며 살아가는 성미산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12년차 마을주민이자 부부인 강석필 감독과 홍형숙PD가 생활밀착형 동네다큐멘터리로 내놓았다.

평화로운 이 마을에 지난 2010년 한 교육재단에서 산을 깎아 학교를 짓겠다고 나서 위기가 찾아온다. 해발 66m의 성미산은 마을 사람들에게 단순한 뒷동산이 아니라 삶의 터전이자 아이들에겐 꿈과 추억이 담긴 고향이다. 이런 산을 지키기 위해 마을 사람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는 등 남다른 방법을 찾아간다.

특히 13세 승혁군은 생명의 소중함을 애써 외면하려는 무지한 어른들을 꾸짖는다. "생명에는 주인이 없어요. 모든 생명에는 주인이 없는데, 학교를 만들려는 이 산에는 너무나 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어요."

프랑스 작가인 폴 부르제의 소설 '정오의 악마'(1914년)에 이런 말이 나온다. "용기내어 그대가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머지않아 그대는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당신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한편 이 다큐는 제10회 서울환경영화제 국제환경영화경선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 일장일단(一長一短)

장= 아무리 세상이 험악해도 더불어 힘이 되는 이웃은 있다.
단= 자신의 얘기를 여과없이 하니 다소 감정에 호소하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