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려면 주변국 리그를 교두보로 삼는 게 공식처럼 통한다.
네덜란드를 거친 박지성, 이영표, 스코틀랜드를 발판으로 삼은 기성용 등의 성공 사례와 바로 프리미어리그에 뛰어들었다가 좌절을 맛본 몇몇 사례가 대비됐기 때문이다.
김보경(24·카디프시티)은 잉글랜드 2부 리그에서 소속 클럽의 승격을 이끌고 자신도 빅리거가 되는 신루트를 개척한 선수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12호인 그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런 방식이 더 나을 수도 있다"며 빅리그 진출기와 각오를 21일 소개했다.
◇ 과묵한 벤치요원서 승격공신으로
김보경은 일본 세레소 오사카에서 뛰다가 작년 7월에 카디프시티로 둥지를 옮겼다.
이적 직후에 열린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의 동메달 획득을 주도하며 새 구단의 기대를 한몸에 품었다.
그러나 김보경이 크게 달라진 환경에서 바로 활약하는 것은 무리였다.
김보경은 자율훈련 문화와 언어 장벽 때문에 답답한 나날을 보낼 때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내가 팀에서 영어를 제일 못하기 때문에 동료가 세심하게 신경을 써줬어요. 그래서 훈련이나 생활할 때는 불편이 없었지만 경기 때는 도무지 말을 알아듣지 못해 괴로웠어요."
정해진 시간이 아니면 훈련을 강요하지 않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다고 고백했다.
"훈련을 마친 뒤 주어지는 엄청난 자유시간을 어영부영,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른 채 허송한 것이 되돌아볼수록 짜증 나고 후회가 됩니다."
물론 시즌 막판에 김보경은 경기 중에 오가는 말을 대부분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귀가 열렸다.
그리고 훈련을 마친 뒤 자유시간에도 개인훈련과 전술연구에 몰두했다.
김보경은 지난 시즌을 '벽에 부딪힌 초반', '팀에 녹아들어 자리를 잡던 중반', '제대로 적응해 실력을 발휘하던 후반'으로 삼분했다.
김보경은 올해 3월까지 벤치 신세를 지거나 후반 조커로 투입되는 때가 잦았다.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3월 카타르와의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을 앞두고 대표팀에서도 탈락했다.
그러나 김보경은 카디프 전술에 적응하고 포지션도 측면 미드필더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바뀐 뒤 막판에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
그는 올 시즌 마지막 8경기에서 연속으로 선발 출전했고 6차례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보경은 "원하던 대로 팀에 완전히 녹아들었고 경기 때 말도 기본적으로 알아들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제2의 박지성'으로 우뚝 설까
김보경은 카디프의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주도한 '공신'으로서 다음 시즌에도 주전급 역할이 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디프의 사정을 세밀하게 다루는 웨일스 언론들은 시즌이 끝나자 김보경의 영입을 카디프 구단의 가장 큰 수확 가운데 하나로 꼽기도 했다.
김보경이 빅리그에서 활약할 재목이라는 기대는 수년 전부터 흘러나왔다.
허정무 전 국가대표 감독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기대주 한 명을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꼭 데려가겠다고 공언한 뒤 김보경을 낙점했다. 당시 구자철이 그와 경쟁하다가 탈락의 눈물을 뿌렸다.
최강희 현 대표팀 감독은 "같은 나이 때를 가정하고 비교하면 김보경이 박지성보다 낫다"고 평가하며 그를 중용하고 있다.
심지어 박지성은 2011년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면서 김보경을 자신의 후계자로 거명했다.
김보경은 '제2의 박지성'이라는 주변의 평가를 속으로 매우 고맙게 되새기고 있었다.
"그 시기에 (박지성의) 한 마디가 나에게 큰 힘이 됐어요. 더 발전할 수 있게 힘을 줬고 고된 훈련을 참아내는 동기도 됐습니다. 지금 더 발전하려고 애쓰는 것도 그런 기대의 힘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 '센트럴 김' 특별한 변신 기대
김보경은 2선 공격진의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로 통했으나 주로 왼쪽 미드필더로 뛰었다.
그는 시즌 후반 카디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인상적 활약상을 펼쳐 최강희호에서도 같은 포지션에 낙점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 대표팀은 다음 달 5일 레바논과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을 앞두고 중원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각각 경고누적,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김보경이 중앙 미드필더로 낙점된다면 공격적인 구자철의 자리를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대표팀 내에서 자신에게 닥칠 변화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보경은 "예전에도 중앙 미드필더를 본 적이 종종 있었다"며 "대표팀에서도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에 가서도 그 자리에서 잘하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도전하는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네덜란드를 거친 박지성, 이영표, 스코틀랜드를 발판으로 삼은 기성용 등의 성공 사례와 바로 프리미어리그에 뛰어들었다가 좌절을 맛본 몇몇 사례가 대비됐기 때문이다.
김보경(24·카디프시티)은 잉글랜드 2부 리그에서 소속 클럽의 승격을 이끌고 자신도 빅리거가 되는 신루트를 개척한 선수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12호인 그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런 방식이 더 나을 수도 있다"며 빅리그 진출기와 각오를 21일 소개했다.
◇ 과묵한 벤치요원서 승격공신으로
김보경은 일본 세레소 오사카에서 뛰다가 작년 7월에 카디프시티로 둥지를 옮겼다.
이적 직후에 열린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의 동메달 획득을 주도하며 새 구단의 기대를 한몸에 품었다.
그러나 김보경이 크게 달라진 환경에서 바로 활약하는 것은 무리였다.
김보경은 자율훈련 문화와 언어 장벽 때문에 답답한 나날을 보낼 때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내가 팀에서 영어를 제일 못하기 때문에 동료가 세심하게 신경을 써줬어요. 그래서 훈련이나 생활할 때는 불편이 없었지만 경기 때는 도무지 말을 알아듣지 못해 괴로웠어요."
정해진 시간이 아니면 훈련을 강요하지 않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다고 고백했다.
"훈련을 마친 뒤 주어지는 엄청난 자유시간을 어영부영,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른 채 허송한 것이 되돌아볼수록 짜증 나고 후회가 됩니다."
물론 시즌 막판에 김보경은 경기 중에 오가는 말을 대부분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귀가 열렸다.
그리고 훈련을 마친 뒤 자유시간에도 개인훈련과 전술연구에 몰두했다.
김보경은 지난 시즌을 '벽에 부딪힌 초반', '팀에 녹아들어 자리를 잡던 중반', '제대로 적응해 실력을 발휘하던 후반'으로 삼분했다.
김보경은 올해 3월까지 벤치 신세를 지거나 후반 조커로 투입되는 때가 잦았다.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3월 카타르와의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을 앞두고 대표팀에서도 탈락했다.
그러나 김보경은 카디프 전술에 적응하고 포지션도 측면 미드필더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바뀐 뒤 막판에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
그는 올 시즌 마지막 8경기에서 연속으로 선발 출전했고 6차례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보경은 "원하던 대로 팀에 완전히 녹아들었고 경기 때 말도 기본적으로 알아들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제2의 박지성'으로 우뚝 설까
김보경은 카디프의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주도한 '공신'으로서 다음 시즌에도 주전급 역할이 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디프의 사정을 세밀하게 다루는 웨일스 언론들은 시즌이 끝나자 김보경의 영입을 카디프 구단의 가장 큰 수확 가운데 하나로 꼽기도 했다.
김보경이 빅리그에서 활약할 재목이라는 기대는 수년 전부터 흘러나왔다.
허정무 전 국가대표 감독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기대주 한 명을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꼭 데려가겠다고 공언한 뒤 김보경을 낙점했다. 당시 구자철이 그와 경쟁하다가 탈락의 눈물을 뿌렸다.
최강희 현 대표팀 감독은 "같은 나이 때를 가정하고 비교하면 김보경이 박지성보다 낫다"고 평가하며 그를 중용하고 있다.
심지어 박지성은 2011년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면서 김보경을 자신의 후계자로 거명했다.
김보경은 '제2의 박지성'이라는 주변의 평가를 속으로 매우 고맙게 되새기고 있었다.
"그 시기에 (박지성의) 한 마디가 나에게 큰 힘이 됐어요. 더 발전할 수 있게 힘을 줬고 고된 훈련을 참아내는 동기도 됐습니다. 지금 더 발전하려고 애쓰는 것도 그런 기대의 힘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 '센트럴 김' 특별한 변신 기대
김보경은 2선 공격진의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로 통했으나 주로 왼쪽 미드필더로 뛰었다.
그는 시즌 후반 카디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인상적 활약상을 펼쳐 최강희호에서도 같은 포지션에 낙점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 대표팀은 다음 달 5일 레바논과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을 앞두고 중원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각각 경고누적,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김보경이 중앙 미드필더로 낙점된다면 공격적인 구자철의 자리를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대표팀 내에서 자신에게 닥칠 변화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보경은 "예전에도 중앙 미드필더를 본 적이 종종 있었다"며 "대표팀에서도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에 가서도 그 자리에서 잘하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도전하는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