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동남부의 대로상에서 이슬람 급진주의자로 추정되는 테러 용의자 2명이 시민을 흉기로 공격했다가 경찰이 쏜 총에 맞고 체포됐다고 22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템스 강변 인근 울위치 존윌슨로에서 벌어진 이날 사건으로 현역 군인으로 추정되는 20대 남성 1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테러 용의자 2명은 경찰이 쏜 총에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런던 경찰 당국은 "용의자들이 흉기로 무장하고 있었으며 출동한 경찰이 총을 쏴 진압했다"고 밝혔다.

응급 구조 당국은 현장에 남자 1명이 숨진 채 있었고 중상자 1명을 포함한 부상자 2명을 병원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들 용의자는 당시 주변에 몰린 시민을 향해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고 외치는가 하면 영국 정부를 겨냥한 정치적 발언을 쏟아냈다.

영국 정부 관리들은 이번 공격이 "이슬람 급진주의에 동기를 부여받은 테러 행위로 보인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영국 무슬림위원회 또한 용의자들이 "이슬람적 구호"를 사용한 것은 그들이 신앙에서 동기를 부여받았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무슬림위원회는 그러나 이번 공격은 "이슬람에서 기인하지 않은 야만적 행위"라며 "위원회는 이를 강력히 규탄하고 피해자와 유가족에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당시 상황은 이날 ITV 방송이 공개한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에 등장하는 후드 자켓 차림의 한 흑인 남성은 카메라를 향해 "위대한 알라신에게 맹세컨대 우리는 '당신'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외쳤다.

런던 억양의 영어를 구사하는 이 남성의 손에는 피로 뒤덮인 고기 자르는 식칼 등이 들려 있었다.

그는 "그들이 우리와 싸우는 것처럼 우리도 그들과 싸울 것"이라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소리쳤다.

이어 여성 행인들 향해 "오늘 이 광경을 목격하게 해 유감으로 생각하지만, 우리나라에 있는 우리 여성들도 똑같은 처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의 정부를 몰아내라, 그들은 당신들을 상관하지 않는다. 당신들은 절대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사건은 이날 오후 2시20분경 울위치 포병 기지에서 약 200m 떨어진 도로변에서 20대로 보이는 용의자 2명이 흉기를 휘두르며 피해 남성을 공격하면서 벌어졌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저항하는 용의자들을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을 쏴 제압했다.

이름을 제임스라고 밝힌 목격자는 "용의자 2명이 피해자를 끌고 다니며 공격하다가 도로변에 버려뒀다"고 전했다.

일부 목격자는 용의자들이 벌채용 칼로 보이는 흉기로 피해자를 참수하려고 했다고 증언했다.

사망한 피해자는 군 자선단체에서 제작한 티셔츠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울위치-그린위치 선거구의 닉 레인스퍼드 하원의원은 "현장에서 총과 벌채용 칼 등 무기를 회수했다는 경찰 보고를 들었다"며 "피해자는 울위치 부대 소속 군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현역 군인이 사건에 연루했다는 보도에 따라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이번 사건을 테러 사안으로 보고 있으며,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 주재로 긴급 보안대책회의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프랑스를 방문 중인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충격적이고 불쾌한 사건이 벌어졌다"며 "테러 시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캐머런은 또 이번 공격이 테러 행위라는 "강력한 표시"가 있다고 밝혔다. /런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