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군 인천해역방어사령부(이하·인방사)는 바다그리기 대회를 위해 굳게 닫힌 부대 문을 활짝 열었다.
정인양 제독을 비롯한 인방사 소속 장병들은 이날 만큼은 딱딱한 군인의 이미지를 벗고 친구처럼 다정한 모습으로 시민들을 반겼다.
군함 공개, 해군·해병 의장대 및 군악대의 화려한 퍼레이드, 해군홍보단의 노래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특히 평택항에 있는 청주함은 손님맞이를 위해 먼길을 항해해 오기도 했다. 비좁은 계단을 통해 아파트 7층 높이의 조타실에 올라선 아이들은 함장이 되어보는 꿈을 꾸었고 '대공쌍안경'을 통해 멀리있는 다른 배들의 모습을 살펴봤다.
자신의 키보다 훨씬 큰 '하푼미사일', 함수와 함미에 있는 76㎜ 함포 등을 보고나서는 진짜 전투함이라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5부두에 함께 정박한 고속정 참수리에선 1발에 37만원하는 포탄을 1분동안 수백발을 쏠 수 있다는 해군 아저씨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대전에서 올라온 해군·해병의장대도 실제 움직이는 구축함 모습을 재현하고 서로 마주보고 총을 주고 받는 '4인조' 대형을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박경재(박문초4) 군은 등대가 있고 석양이 지는 바다를 배경으로 임무를 마치고 부두로 귀환하는 군함의 모습을 그렸다.
박군은 "멋진 군함에서 일하는 멋진 군인아저씨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답답한 교실을 벗어나 바다가 보이는 넓은 공간에서 그림을 그리는 오늘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