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가 밀라이씨 가족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으로 시집 온 베트남 여성이 안산지역 한 교회의 도움으로 5년 만에 친정 부모를 만나 회포를 푸는 감격의 시간을 가졌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전격 이뤄진 다문화가족 상봉은 안산 꿈의교회(담임목사·김학중)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가능하게 됐다.

베트남 부족 마을 출신인 마이티 밀라이(29)씨는 2006년 한국인 변달섭씨와 혼인 후 한국에 정착한 결혼이민자로 아들과 딸을 두고 있다.

밀라이씨가 부모인 마이방멘(61)·티호아차우(59)씨를 만난 것은 첫째를 생산한 직후인 2008년 초다. 산후조리가 채 끝나지 않았으나 부모님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이기지 못해 잠시 고향을 방문했었다. 그 후 5년동안 부모를 마음에 간직한 채 생활해 왔다.

밀라이씨의 한국생활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초 어렵게 귀화시험을 통과하기는 했으나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여전히 서툴렀다.

문명과 동떨어져 20년 넘게 부족생활해 온 습관을 버리지 못해 가족 외에는 만나는 것조차 두려워 외부활동을 하지 않았다.

지금은 나아졌다고는 하나 스스로 옥죈 생활로 인해 의사소통은 아직도 다소 어눌하며, 외로움은 극도로 커져 부모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린 날이 많아졌다고 한다.

이 같은 딱한 사연을 전해 들은 꿈의교회측은 부모상봉 주선에 팔을 걷어붙였고, 우여곡절끝에 상봉을 성사시켰다.

오지마을이라는 지리적 여건 등으로 모든 것이 여의치 않았다. 부모 입국 서류준비에만 일주일 이상 소요됐고, 주호찌민 영사관의 적극적 도움으로 초청비자를 어렵게 발급받아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었다.

꿈의교회는 밀라이씨 부모의 한국방문 수속과 항공권 일체, 관광 및 체류비 일부를 부담했다. 또 C형 간염과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마이방멘씨의 치료를 위해 안산 소재 단원종합병원이 나서는 등 소외된 다문화가정을 위한 돌봄활동이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안산/이재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