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밑 차씨 가문'으로 잘 알려진 연안 차씨는 세조대 '이시애 난'에 선봉장으로 종군하여 전사한 차운혁(車云革, 1393~1467)의 후손들이다.
이번에 기증된 39점은 지난 2005년 향토유물로 일괄 지정된 고문서 26점과 고서 6점, 자료 7점 등으로, 화성시 향토박물관에 소장된다.
눈길을 끄는 유물로는 사도세자의 원침인 현륭원(현 융릉)의 식목공역에 참여한 공로로 종2품 당상관이 돼 정조의 어진(御眞)이 모셔진 봉안각(奉安閣) 위장(衛將)에 임명된 차도항(車道恒, 1732~1805)의 고신(告身, 지금의 임명장)이 대표적이다.
사도세자가 모셔진 현륭원을 매일 배알하고자 했던 정조는 자신의 초상화를 현륭원의 재실인 어목헌(御牧軒)에 걸어두고 어진봉안각이라 명명하였는데, 차도항이 관리와 감독을 맡게 된 것이었다.
가문의 종손이었던 차도항이 현달하자 '남산밑 차씨 가문'의 사회적 위상은 급격히 상승했고, 후손들은 이를 바탕으로 차운혁의 충훈부등급(忠勳府謄給)을 발급받아 공신의 후예로 인정받게 됐다.
이번에 기증된 유물들은 이 전 과정에 대한 상세한 기록을 확인할 수 있어 화성 향토사 연구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특히 조선 후기 화성에 세거한 토착 가문의 역사적 활동과 그 위상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화성시 김종대 문화예술과장은 "기증을 결정해 준 연안 차씨 후손가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우리 화성시에 유물을 기증·기탁하신 분들을 위해 '기증·기탁자의 날'을 정하는 등 충분한 예우를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화성/김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