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취임한 이원복(59) 경기도박물관장은 우리나라 박물관계에서는 손꼽히는 인물이다. 지난 37년여 동안 국립박물관에 근무하며 국립 공주·청주·광주·전주박물관 관장을 두루 역임했고,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도 두 차례나 맡았다.
특히 그는 난관에 봉착한 박물관을 맡아 힘을 불어넣는 관장으로도 유명하다.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문제해결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조선시대 양반문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면서, 삼국시대로부터 이어지는 중요한 역사를 보유한 곳입니다. 따라서 이 같은 경기도만의 특성을 잘 살리는 것이 경기도박물관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미술사를 전공한 이 관장은 특히, 경기도박물관이 많이 보유한 초상과 복식 등의 유물에 각별한 관심과 자신감을 나타냈다.
"우리나라의 초상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할 만한 최고 수준의 작품입니다. 가장 인간적이면서도 뛰어난 작품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초상을 기반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도박물관이 좋은 초상과 복식 등의 유물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눈여겨볼 장점입니다."
이 관장은 아울러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는 한성백제 500년 역사를 비롯한 삼국시대 경기도의 역사에 대해서도 더욱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이 같은 유물과 연구영역뿐 아니라 교육분야에 대해서도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미 서울에서는 '큐레이터'와 별도로 '에듀케이터'를 둘 만큼 교육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박물관도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해 박물관이 평생교육의 장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 관장은 교육프로그램의 일례로 'CEO 교육'을 들어보였다. 도내 주요 CEO들을 대상으로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경기도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CEO들간 네트워크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할 일이 많습니다. 어쩌다 보니 제 전공처럼 되어버린 리노베이션도 꼭 해야 할 일이고, 학예직 인력 충원과 차별화된 특별전 개최 등도 이뤄져야 합니다. 하나하나가 하루이틀에 해야 할 일들이 아니지만, 차근차근 하나씩 해결해 나가려고 합니다."
이 관장은 "경기도박물관장과 인연이 닿은 것이 바로 이 같은 일들을 하라는 것"이라며 "일을 하기 위해 온 만큼 재임 중 모든 노력을 다해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박상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