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능창대군망건
1999년 하남시에서 출토돼 경기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의원군 이혁(義原君 李爀) 일가 묘 출토유물'이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 예고됐다.

경기도박물관(관장·이원복)은 복식(服飾) 127종 178점을 비롯해 서간(書簡)과 지석(誌石) 등 총 130종 181점에 이르는 이들 조선시대 유물이 지난 13일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고 19일 밝혔다. 왕실 종친 일가의 복식유물이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예고된 유물은 1999년 하남시에 위치한 의원군 일가 묘 이장 중에 인조의 동생인 능창대군(綾昌大君·1599~1615)묘, 능창대군의 증손인 의원군(義原君·1661~1722)과 그의 부인 안동권씨(1664~1722)의 합장묘, 의원군의 5대손인 이연응(李沇應·1818~79)의 묘에서 출토된 것들이다.

이들 유물은 출토 당시 피장자(被葬者)의 인적 사항이 확실한 왕실 종친의 남녀 복식유물이 거의 손상되지 않은 원형으로 발견된 매우 드문 사례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문화재청은 "왕실 일가의 남녀복식이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된 바가 없어 사료적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물 중 말총을 사용해 무늬를 넣어 짠 능창대군의 망건(網巾)은 현재까지 문헌으로만 전하던 것이 처음 발견된 것으로, 조선후기 수공예 기법이 돋보이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아울러 의원군의 단령(團領:1품용 운학흉배가 있는 관복)과 철릭(帖裏:상의와 주름이 있는 치마가 연결된 예복), 답호(소매 없는 고급 옷), 의원군 부인 안동권씨의 원삼(圓衫:여성의 최고 예복)과 당의(唐衣:봉황흉배가 있는 간이 예복), 이연응의 마고자(저고리 위에 덧입는 현재 마고자 시초의 옷) 등도 복식사적 가치가 뛰어난 유물들이다.

'의원군 이혁 일가 묘 출토유물'은 30일간의 예고기간을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될 예정이다.

/박상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