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용소방대원과 풍도·육도 주민 등이 의용소방대 발대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예전에는 불이 나면 망연자실, 꺼질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오늘은 풍도(70가구 118명)와 육도(23가구 34명) 주민 150여명에게 기쁘고 뿌듯한 날입니다."

안산에서 직선거리로 24㎞ 떨어진 섬으로, 대부도 방아머리여객터미널에서 차도선(여객과 차를 함께 승선하는 배)으로 1시간여를 가야 겨우 닿을 수 있는 풍도와 육도 주민 150여명에게는 지난 24일이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소방사각지대에서 '제도권'으로 들어온 날이기 때문이다.

안산소방서는 이날 오전 11시 풍도에서 안산소방서 김태화 현장지휘과장을 비롯 소방공무원, 풍도·육도 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용소방대 발대식을 가졌다.

차경선(57) 의용소방대장을 포함해 8명의 미니 의용소방대지만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으로, 마을 주민에게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총각시절 1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 육지로 나왔다가 다시 풍도로 돌아가 고향을 지켜 온 차경선 의용소방대장은 "불이 나지 않는 것이 최상이지만, 풍도와 육도 주민들은 이제 불이 나도 걱정을 하지 않게 됐다"며 "열심히 훈련하고 예방활동을 펼쳐 화재로부터 마을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김태희 과장은 우동인 안산소방서장을 대신해 의용소방대원 8명에게 임명장을 전달했다.

이어 5천800여만원을 들여 구입한 고압 소방펌프와 소방호스 등 80여점의 소방장비를 배치하고, 의용소방대원과 함께 옥외소화전 및 동력소방펌프 작동 시범훈련을 실시했다.

우동인 안산소방서장은 "의용소방대 발대식을 계기로 지역주민 중심의 자율적 소방안전을 확보하게 됐다"며 "소방안전 사각지대인 풍도·육도 주민들이 화재로부터 불안을 씻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안산/이재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