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럽연합(EU) 감청 파문에 휘말린 브뤼셀이 '간첩들의 세계 수도'라는 명성을 다시 떨치게 됐다.
브뤼셀은 냉전시대부터 스파이가 많은 도시로 유명했다. EU본부 소재지라는 위상 외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까지 갖춰 주요 국가들의 기밀이 몰리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벨기에 첩보기관인 국가보안국(SE)의 알랭 위낭 국장은 작년 온라인 매체 유로옵서버와 한 인터뷰에서 "외국 첩보 담당관과 요원 등 수백명이 브뤼셀에 있다. 세계에서 아마도 가장 스파이가 많은 도시일 것"이라고 했다.
간첩이 많은 만큼 첩보 관련 파문도 끊이지 않았다. 2일 AFP 보도에 따르면 1970∼1980년대에는 동독 남성 스파이들이 NATO에서 비서나 타자수로 일하는 여성 3명에게 '미남계'로 접근, 기밀을 캐낸 사실이 드러나 유럽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포섭된 여성 중 하나였던 이멜다 페어렙트(Imelda Verrept)는 애인이 된 스파이와 함께 동독으로 도망쳤고 이후 NATO의 핵미사일 현황을 폭로하는 책을 쓰기도 했다.
2003년에는 EU 회원국 수장들의 모임인 EU 정상회의 건물에서 감청장비가 있는 검은 상자 5개가 발견됐다. 벨기에 정보 당국은 이스라엘의 소행이라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결국 범인 체포에는 실패했다.
2008년에는 EU와 NATO의 정보보안 시스템 자문을 맡던 에스토니아 고위 정부 관계자가 러시아의 간첩이었다는 사실이 발각돼 체포되는 일도 있었다.
미국 방산업체 직원 출신인 에드워드 스노든(30)이 최근 폭로한 미국 인터넷 감청망 '프리즘'의 원조인 '에셜론'(Echelon)의 실체가 드러난 곳도 브뤼셀이다.
유럽의회는 2001년 브뤼셀에서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미권 5개국이 전 세계의 통신정보를 가로채는 에셜론 감청망을 오랜 기간 운영했다는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위낭 국장은 현재 브뤼셀에서 각국이 벌이는 첩보전이 냉전시대 못지않게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정보수집의 소재가 이슬람 테러리즘과 경제현안 등으로 '다변화'됐을 뿐이다.
위낭 국장에 따르면 브뤼셀의 간첩들은 보통 외교관, 기자, 로비스트, 사업가, 학생 등을 사칭해 세미나나 사교행사에서 포섭대상을 찾는다.
벨기에 정보 당국자들은 간첩에게 포섭되는 사람의 4가지 특성을 '마이스'(MICE)로 설명한다. 돈(Money), 이념(ideaology), 타협(Compromise), 자존심(Ego)의 약자다.
경제난에 시달리거나 급진적 이념 성향이 있거나 뒤가 켕기는 비밀을 갖고 있으면 스파이가 금세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특성인 자존심은 결국 007처럼 첩보원이 되고픈 허영심을 악용한다는 뜻이다.
한편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스노든이 공개한 기밀문서를 토대로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브뤼셀 EU본부를 대상으로 노골적인 도청 작전을 펼쳤다고 최근 보도했다.
EU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협의 중단까지 거론하면서 미국 정부에 진상 규명을 요청한 상태다. /연합뉴스
브뤼셀은 냉전시대부터 스파이가 많은 도시로 유명했다. EU본부 소재지라는 위상 외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까지 갖춰 주요 국가들의 기밀이 몰리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벨기에 첩보기관인 국가보안국(SE)의 알랭 위낭 국장은 작년 온라인 매체 유로옵서버와 한 인터뷰에서 "외국 첩보 담당관과 요원 등 수백명이 브뤼셀에 있다. 세계에서 아마도 가장 스파이가 많은 도시일 것"이라고 했다.
간첩이 많은 만큼 첩보 관련 파문도 끊이지 않았다. 2일 AFP 보도에 따르면 1970∼1980년대에는 동독 남성 스파이들이 NATO에서 비서나 타자수로 일하는 여성 3명에게 '미남계'로 접근, 기밀을 캐낸 사실이 드러나 유럽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포섭된 여성 중 하나였던 이멜다 페어렙트(Imelda Verrept)는 애인이 된 스파이와 함께 동독으로 도망쳤고 이후 NATO의 핵미사일 현황을 폭로하는 책을 쓰기도 했다.
2003년에는 EU 회원국 수장들의 모임인 EU 정상회의 건물에서 감청장비가 있는 검은 상자 5개가 발견됐다. 벨기에 정보 당국은 이스라엘의 소행이라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결국 범인 체포에는 실패했다.
2008년에는 EU와 NATO의 정보보안 시스템 자문을 맡던 에스토니아 고위 정부 관계자가 러시아의 간첩이었다는 사실이 발각돼 체포되는 일도 있었다.
미국 방산업체 직원 출신인 에드워드 스노든(30)이 최근 폭로한 미국 인터넷 감청망 '프리즘'의 원조인 '에셜론'(Echelon)의 실체가 드러난 곳도 브뤼셀이다.
유럽의회는 2001년 브뤼셀에서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미권 5개국이 전 세계의 통신정보를 가로채는 에셜론 감청망을 오랜 기간 운영했다는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위낭 국장은 현재 브뤼셀에서 각국이 벌이는 첩보전이 냉전시대 못지않게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정보수집의 소재가 이슬람 테러리즘과 경제현안 등으로 '다변화'됐을 뿐이다.
위낭 국장에 따르면 브뤼셀의 간첩들은 보통 외교관, 기자, 로비스트, 사업가, 학생 등을 사칭해 세미나나 사교행사에서 포섭대상을 찾는다.
벨기에 정보 당국자들은 간첩에게 포섭되는 사람의 4가지 특성을 '마이스'(MICE)로 설명한다. 돈(Money), 이념(ideaology), 타협(Compromise), 자존심(Ego)의 약자다.
경제난에 시달리거나 급진적 이념 성향이 있거나 뒤가 켕기는 비밀을 갖고 있으면 스파이가 금세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특성인 자존심은 결국 007처럼 첩보원이 되고픈 허영심을 악용한다는 뜻이다.
한편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스노든이 공개한 기밀문서를 토대로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브뤼셀 EU본부를 대상으로 노골적인 도청 작전을 펼쳤다고 최근 보도했다.
EU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협의 중단까지 거론하면서 미국 정부에 진상 규명을 요청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