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보다 늦은 디자인정책
인천, 최초로 관련 조례 제정
도시계획에 경관계획 포함

공공디자인 중요성 날로커져
경관창출 위한 사업들 추진
담장 벽화 지자체 모범사례


▲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 일대 경관조명.
'도시'란 단어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일정한 지역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이 되는, 사람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고 설명돼 있다.

한마디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 수준이 점차 향상되면서 이제는 이런 기본적인 개념으로 도시를 정의하거나 평가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쾌적한 도시이미지'나 '아름다운 도시이미지' 등 도시란 단어를 수식할 수 있는 많은 요소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살기 좋은 도시를 평가하는 주요 항목 중 하나로 '도시디자인'이란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도시에 색을 입히고 도시를 꾸미는 도시디자인은 바로 그 도시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가장 큰 요소로,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가 된 것이다.

▲ 디자인의 통일성을 갖춘 가로판매대.
# 우리나라 도시디자인 역사

도시디자인 분야에 있어 손꼽히는 곳들은 뉴욕, 런던, 파리, 싱가포르 등이 있고 국내에서는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도시디자인 사업을 벌여 왔다.

특히 국가가 주도해 도시디자인을 발달시킨 나라로는 일본을 들 수 있다.

일본은 1990년대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도시재생정책을 적극 추진하면서 도시디자인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일본 요코하마는 하수구 맨홀 뚜껑 하나에도 도시의 특색이 담긴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7년 경관법을 제정하고 '디자인 코리아'란 구호를 내세워 도시디자인 정책을 추진해 왔다. 선진국에 비하면 20~30년 늦게 디자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은 1998년 '도시경관정비 기본구상' 수립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도시경관 조례를 제정했다. 또 도시기본계획에 경관기본계획을 포함시키는 등 도시디자인 분야에 총력을 쏟고 있다.

▲ 인천아트플랫폼 일대 경관.
# 한층 중요해지는 공공디자인

공공디자인이란 사회적 계층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소통하고, 공감을 유도할 수 있는 도시디자인을 의미한다.

옥외 광고물이나 일반 건축물, 도시 공원 등이 모두 공공디자인 영역에 속한다. 누구나 볼 수 있는 자투리 화단 가꾸기, 쾌적한 보행공간 조성, 아름다운 간판 만들기, 야간 조명, 고층 건물의 스카이라인 등도 공공디자인 영역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인천시도 이런 공공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해 도시경관 창출을 위한 표준디자인 개발사업, 마을 가꾸기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민·관 모두가 참여하는 공공디자인 사업의 일환으로, 도시의 흉물로 취급받아 왔던 가로판매대와 구두

수선대 등을 일괄 교체했고, 도로 다이어트 사업과 야간조명 개선사업 등을 통해 '걷고 싶은 거리 조성' 정책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 송도국제도시의 야경.
특히 가로판매대와 구두수선대 교체사업은, 민간 기업이 이들 판매대에 광고를 부착해 이윤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인천시는 예산을 거의 투입하지 않고 이들 시설물을 교체할 수 있었다.

그동안 가로판매대와 구두수선대는 모양과 규격이 제각각으로 만들어져 도시 미관을 해치는 주범으로 꼽혀 왔다.

섬이 많은 인천지역의 특성을 살려 도서지역 담장에 벽화를 그리고 주민이 직접 참여해 자신이 사는 동네를 탈바꿈시키는 '해안 마을 경관 개선사업'은 전국 지자체의 모범 사례로 꼽힐 만큼 호응이 좋았다.

인천시 도시디자인추진단 관계자는 "이제는 도시의 경쟁력이 도시디자인에서 나오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국제도시를 표방하는 인천의 경우 외국인들까지 공감할 수 있는 선진적인 공공디자인 정책을 펼쳐야 세계 여러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