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을 축출하고 조기에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르겠다고 밝혔다.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국방장관은 3일 오후 9시께(현지시간) 국영TV 생방송에서 무르시 대통령의 권한을 박탈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엘 시시 장관은 또 현행 헌법의 효력을 정지시키고 새로운 내각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헌법재판소 소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임명했다고 전했다.

엘 시시 장관은 정치 일정이 담긴 로드맵을 설명하며 대통령 선거와 총선을 다시 치르고 국가통합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엘 시시 장관의 발표 회견장에는 범야권 그룹 구국전선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 이집트 최고 종교기관 알 아즈하르의 수장인 아흐메드 알 타이예브 대(大) 이맘, 이집트 콥트교의 교황 타와드로스 2세 등이 참석했다.

카이로 시내 곳곳에서는 시민이 차량 경적을 울리며 군부의 개입을 환영한 반면 카이로 나스르시티의 무르시 지지 집회 참가자들은 "군부 통치 반대"를 외쳤다.

한편 이집트 정국이 안갯속으로 빠져들자 주이집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신변의 위협으로 이집트에서 철수를 권고할 수준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야간 외출을 자제하는 등 상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카이로에 지사를 둔 한국 대기업도 직원 가족들을 한국으로 대피시키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