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2013 동아시아연맹(EAFF) 선수권대회(이하 동아시안컵) 남자부 개막전에서 호주를 몰아쳤지만 '골대 불운'의 아쉬움을 곱씹으며 무승부에 그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3위인 한국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호주(랭킹 40위)와의 2013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90분 내내 날카로운 공세를 펼쳤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과 후반 26분 염기훈(경찰)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까지 겹치며 끝내 득점 없이 비겼다.

홍명보 감독의 데뷔전인 이날 호주전에서 대표팀은 강한 압박과 스피드, 한 박자 빠른 패스와 과감한 슈팅을 선보이며 이전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지만 끝내 골 사냥에 실패했다.

한국은 24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FIFA 랭킹 100위인 중국과 동아시안컵 2차전을 치른다.

김동섭(성남)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우고 이승기(전북)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세운 한국은 좌우 날개에 윤일록-고요한(이상 서울) 조합을 배치해 호주의 측면 공략에 나섰다.

또 중원에는 '캡틴' 하대성(서울)과 이명주(포항)가 더블 볼란테를 이뤘고, 포백은 왼쪽부터 김진수(니가타), 김영권(광저우), 홍정호(제주), 김창수(가시와)가 늘어섰다. 골키퍼는 정성룡(수원)이 맡았다.

이번 대회가 브라질 월드컵에 나설 국내파 선수들의 시험 무대인 만큼 태극전사들은 홍명보 감독의 눈도장을 받으려고 전력을 다했다.



특히 홍 감독이 강조한 '원팀(One Team)'의 완성을 위해 개인기보다는 자신을 희생하며 한 박자 빠른 패스로 동료에게 골 기회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공수의 간격을 좁히고 강하게 상대를 압박하면서 날카롭게 공세를 이어갔지만 호주 골키퍼인 유진 갈레코비치(애들레이드)의 신들린듯한 '슈퍼 세이브' 행진에 막혀 좀처럼 골을 만들지 못했다.

전반 15분 윤일록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힌 한국은 전반 20분에도 윤일록의 패스를 받은 김동섭의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전반 29분 김영권이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강력한 무회전 프리킥이 호주 골대 왼쪽 구석으로 정확하게 날아갔지만 몸을 날린 골키퍼 손끝에 걸린 게 가장 아쉬운 장면이었다.

공격진부터 1차 저지선을 굳게 세우고 호주의 역습을 봉쇄한 한국은 전반 41분 김진수의 프리킥을 김동섭이 골 지역 정면에서 몸을 날려 헤딩 슈팅을 시도했지만 역시 골키퍼 가슴에 안겨줬다.

한국은 전반 종료 직전에도 윤일록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때린 강한 슈팅마저 골키퍼 정면을 향하는 지독한 불운이 이어지며 득점 없이 전반을 마쳤다.

홍 감독은 후반에 윤일록을 빼고 염기훈을, 고요한 대신 조영철(오미야)을 투입하며 좌우 날개 교체를 통해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한국은 후반 15분 염기훈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시도한 슈팅이 또다시 골키퍼를 향하더니 후반 25분 고요한의 패스를 받은 윤일록의 슈팅마저 골대로 향했지만 수비수 발끝에 걸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염기훈이 후반 26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시도한 강한 오른발 슈팅은 수비수에 맞고 살짝 굴절되면서 호주의 오른쪽 골대를 맞고 튀어나와 3만7천여 관중의 탄식을 자아냈다.

한국은 후반 막판 196㎝의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울산)을 투입해 반전을 노렸지만 끝내 골 맛을 보지 못했고, 홍 감독도 데뷔전 무승부의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