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재료만 써 정직한 맛 고집
생 족발·뼈로 푹 고아낸 돈사골
국밥 생명인 국물 깊은 맛 더해
양념 잘 배어든 뼈해장국도 일품

평소 소신인 데다 이 사장 스스로도 8년여 '돼지국밥' 외길 인생을 걸어오면서 터득한 것이다.
테이블이 7개에 불과한 작은 식당이지만 딸아이를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나보낸 어미로서 하루하루 허투루 살 수 없다는 생각이 음식에 그대로 묻어나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 나오는 반찬 대부분이 집에서 먹는 그맛 그대로다. 식탁 위 소금도 3년 묵은 간수 뺀 천일염을 연탄불에 볶아 잘게 갈아 비치할 정도로 정성을 담아내고 있다.
우선 살짝 익어 쉰맛이 입안을 감싸도는 파김치와 한 입 베어 물기 딱 좋은 깍두기, 아삭아삭한 배추김치까지 이 사장이 직접 조미료 하나 넣지 않고 만든 반찬들이다.

참,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이 딱 하나 있단다. 그건 바로 갓김치. 고유의 향과 쓴맛을 없애주기 위해 한 번 담글 때 조미료를 작은 티스푼 2개 정도 넣는다고 이 사장은 귀띔한다. 조미료를 찾는 손님을 위해 식탁에 별도로 마련해 놓았다.
반찬이 이 정도라면 국밥은? 결론부터 말하면 국물부터 맛이 다르다.
국밥의 생명인 국물을 우려내는 돈사골은 무슨 일이 있어도 생 족발이나 뼈를 사용한다. 해동한 것을 한눈에 알아볼 정도로 냉동을 기피한다.
그렇게 생물을 아무 것도 넣지 않은 채 9~10시간 정도 우려내 돼지국밥과 족탕, 돼비지국밥, 우거지국밥에 사용한다. 물론 처음 삶은 물은 그냥 버린다. 국물에 비린내가 덜하고 부드러운 맛이 나는 이유다.

또 10시간 이상 끓이면 고소한 맛이 사라진다며 시간을 엄수한다. 또 뼈해장국은 10시간 동안 삶은 물에 양념을 넣어 2~3시간 정도 더 삶는다. 이유는 자칫 맛이 밋밋할 수 있어 양념이 잘 배어나오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이 사장은 덧붙인다.
그래서인지 각각의 국물 맛이 조금씩 다르다. 눈에 보기에 느끼할 것 같았던 돼비지국밥은 오히려 고소함이 입맛에 가득 찼으며, 뼈해장국은 얼큰하며, 족탕과 돼지국밥도 국물이 상당히 맑고 부드러웠다. 흔히 말하는 돼지국물의 끈적거림은 거의 없다.
이 사장은 "가족이 먹는다 생각하면 (음식에)장난 못 친다"며 "손님들이 맛있게 먹어주는 걸로 저는 만족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참, 이 사장이 평소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어 간혹 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전화를 먼저 해 보는 센스 정도는 기본.
돼지국밥과 돼비지국밥, 뼈해장국, 우거지국밥은 6천원, 족탕은 7천원. 전화번호는 031-221-0795 이다.
/임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