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40만 이상의 인구를 보유한 12개 도시를 독립야구단 창단 도시로 계획하고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도의 생각일 뿐이다.

공직계에서는 도내 40만 이상의 인구가 거주하는 도시들의 지방재정 상태를 꼼꼼히 따져보면 도의 지원 없이는 창단이 불가능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우려는 지난해 시민구단 형태로 프로축구 2부리그팀을 창단한 안양시와 부천시의 창단 과정, 한국형 시·도민축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광역자치단체가 연고지 축구팀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는 후원자라는 점을 생각하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여기에다 독립리그 야구단 창단 지역으로 거론되는 도시 대부분이 아마추어 스포츠팀 운영 연간 예산으로 20억~40억원을 편성하는 것도 버거워하는 상황에, 이와는 별도로 독립리그 야구단 운영비로 10억~40억원을 투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도가 강압적으로 독립리그 야구단 창단을 유도할 경우 비인기종목 육성의 산실인 시·군 아마추어 스포츠팀의 해체를 부추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도가 예산을 지원해 창단을 유도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도와 도체육회는 31개 시·군에 비인기 종목 아마추어 유망주 영입 및 육성을 위해 지원하던 예산을 재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최근 몇 년 동안 지원을 중단했다.

도와 도체육회는 재원을 확보하지 못해 한국 스포츠의 가장 큰 축제라는 전국체육대회 강화훈련과 메달 포상금을 축소하거나 동결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체육계에서는 재원 지원이 힘든 상황에서 무리해서 독립리그 야구단을 창단하기보다는 지역 아마추어 야구부 육성 방안을 모색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프로야구의 기반이 되는 아마추어 야구 선수 육성을 위해 46개(초·중 각 16개교, 고교 9개교, 대학 5개교)에 불과한 학교 야구부의 숫자가 늘어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학교 야구부의 숫자가 늘어날 경우 프로야구에서 활약할 우수한 선수를 제공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할 뿐 아니라 야구인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초·중·고교 야구부가 이용할 아마추어 전용 야구장 확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제안이다.

도내 수십개 야구장 중 초등학교 야구부가 이용할 전용 야구장이 1개 면에 불과한 것을 생각한다면 야구 인프라 확충에 대한 시급성을 이해할 수 있다.

지역 체육계 관계자는 "성남시와 용인시가 도가 지원하지 않으면 아마추어 스포츠팀을 해체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예산을 지원하지 않았고 결국 수십개 팀이 해체됐다.

도가 아마추어 스포츠 지원 예산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백억원을 들여 독립리그를 창단한다면 야구를 제외한 모든 종목에서 불만이 고조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도내 고교팀은 야구장이 확보되지 않아 대한야구협회가 운영하는 고교야구 주말리그를 도내에서 하지 못하고 타 지역에서 하고 있다.

야구 인프라를 확충해 미래 한국 야구계를 이끌어 갈 도내 유망주들이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는 것부터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