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성옥희기자
■집 한칸에 인생 모든 것 걸다

수천만원 오른 전세값 맞추려 대출
반전세·월세 갈아타는 서민 '한숨'
교통·학군우수지역 전세가율 90%

■도시민 '설움의 유랑' 마침표

잘고르면 돈버는 미분양 아파트
시세 저렴·양도세 감면 등 혜택
도내곳곳 잔여세대 선착순 분양


올들어 전세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면서 '미친 전세'라는 말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그만큼 전세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살고 있는 전셋집은 빼줘야 하는데 옮겨갈 전세를 못 구해 '전세 난민'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정부도 전세난에 대해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부동산 전문가들도 전세난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일관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수천만원이나 오른 전세가격을 맞추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반전세(보증부 월세)를 포함한 월세로 갈아탈 수밖에 없는 형편인 서민들은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실제 이러한 월세로 전환되고 있는 현상은 국토교통부 등 부동산 통계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토부가 발표한 '7월 전월세 거래량 및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올 1~7월 전·월세 주택 거래량 83만6천637건 가운데 월세 주택은 총 32만5천830건으로 전체의 38.9%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34%보다 4%p 상승하며 국토부가 월세 거래량을 조사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고치다.

특히, 일반 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월세 비중이 낮은 아파트는 1~7월 월세 비중이 평균 30.4%로 2011년 25.4%에서 2012년 25.7%로 상승한 뒤 처음 30%를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지난 1월 32.6%로 처음 30%를 넘어선 뒤 2월 27.9%, 3월 29.7%, 4월 30.1%, 5월 31.1%, 6월 29.1% 등으로 오르내리다 지난달에는 사상 최고치인 33.3%까지 치솟았다.

뿐만 아니라 8월 초 기준 경기지역의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도 2001년 62.99% 이후 최고치인 59.85%까지 올랐다.

전세가율이 가장 낮았던 2006년(37.32%)과 비교해서는 무려 22.53%p나 높은 편이다.

이천(68.22%), 군포(66.01%), 화성(66.00%), 광명(65.96%), 오산(64.80%), 의왕(63.99%), 안양(63.96%), 하남(63.93%), 수원(63.80%) 등 대기업 인접지역이거나 교통·학군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조기수요까지 몰리면서 전세가율이 90%를 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경기지역본부가 조사한 화성(7.4%), 수원 영통구(5.9%)의 1년간 전세가격 상승률은 경기도 평균 전세가격 상승률(2.8%)의 2.1~2.6배에 달하는 등 경기남부권의 전세가격 상승률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올 하반기에도 높은 상승률이 전망됐다.

부동산 업계는 그렇다고 대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주변의 미분양 공공아파트를 잘만 고르면 전세가격으로 충분히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호수를 선택할 수 있는 미분양 공공분양 아파트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것은 물론, 양도세 감면에다 분양가 할부금 유예제도, 선납할인, 국민주택기금 융자 등 각종 혜택까지 잘 챙기면 오히려 전세보다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올 들어 꾸준히 소진되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지난달 말 주택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와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2016년까지 주택공급 물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미분양 공공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 정부는 이번 조치로 수도권에서 줄잡아 18만가구의 공급이 축소 또는 연기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