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 볼만한 영화 '우리 선희'

상업영화 물린 관객들에 단비같은 작품


홍상수 감독의 15번째 장편 영화 '우리 선희'는 예술영화 관객을 흡족하게 할만한 작품이다. 홍상수의 뮤즈 정유미를 비롯해 이선균·김상중 등 기존 '홍상수사단'에 정재영이 처음으로 합류했다.

돌고 도는 평판에 대한 우화적인 교훈이 만만찮으면서도 유머가 풍부해 가볍게 볼만하다. 빠른 전개와 반전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상업영화에 물린 관객이라면 단비같은 작품.

퍼즐과 퍼즐을 맞춰가는 지적인 재미도 있고, 그저 마음 편히 낄낄대다가 나오기에도 부담 없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은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외로움과 막막함을 세련된 감성으로 그린 멜로물이다.

두 남녀 주인공이 현실에선 무미건조한 일상속에 어긋남을 반복하다가 마침내 만나게 되는 이야기 구성은 한국영화 '접속'과 닮았다(드라마, 청소년 관람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