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A요구 빼면 관광수요 없어
市 민박까지 총동원 방침 불구
모텔은 '대실' 포기할지 미지수
요금도 대폭 상승 우려 목소리
2010년 F1 국제자동차경주대회가 열린 전남 영암에서는 숙소 문제를 두고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영국 BBC 취재진의 일원으로 영암에 도착한 F1 유명 해설자 제이크 험프리가 목포의 유흥가에 위치한 한 모텔로 들어서는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왔기 때문이다.
행사주최 측에서 숙박시설이 부족하자, 유흥가 모텔까지 총동원해 취재진의 숙소로 사용한 것이 문제가 됐던 것이다.
당시 이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나라 망신이다", "BBC의 굴욕이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주최측을 비난하기도 했다.
내년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도 자칫 이런 상황이 연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시가 아시안게임 기간에 필요하다고 조사한 숙박 수요는 총 8천500객실 가량이다. 여기에는 관람객·관광객, 심판진, 취재진,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관계자 등이 묵을 방이 모두 포함돼 있다.
그러나 현재 인천에 있는 특급호텔과 일반호텔 등을 포함한 숙박시설 객실수는 4천830실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4천383실은 아시안게임을 주최하는 OCA가 심판진과 일부 보도진, 국외 VIP 등을 위해 인천에 요구하고 있는 객실이다.
대회 규정상 OCA가 요구하는 객실 수요는 충족을 시켜줘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맞춰 주고 나면 일반 관람객이나 관광객이 머무를 수 있는 호텔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된다.
인천시는 고육책으로 기존에 있는 호텔들이 증축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완화해 주고, 부천과 서울 등 인접 도시들의 숙박시설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강화나 옹진군에 있는 민박시설까지 이용해 손님맞이를 한다는 방침이다. 민박이든 모텔이든 잘 수 있는 곳은 모두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인천지역 호텔 업계에서는 인천시가 아무리 나서도 대회기간에 빈방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객실 요금 또한 대폭 상승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천의 한 호텔 관계자는 "모텔의 경우 숙박보다는 대실로 이익을 남기는데, 아무리 시의 요구가 있어도 대실 이익을 포기하고 1주일 넘게 숙박으로 방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영암의 경우 하루나 이틀 자는데 모텔 숙박 비용이 20만원이 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