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서 '물텀벙'으로 불리는 '아귀'
찜·지리·매운탕으로 27년 대표 맛
조미료 사용안해 자극적이지 않아
산지직송 쌀·배추로 신선함 더해
가을이다. 무더위에 잃었던 입맛이 돌아오는 때이다. 깔끔한 국물의 뜨끈한 아귀맑은탕(지리)과 매콤한 아귀매운탕, 아귀찜이 생각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인천에선 아귀가 물텀벙으로 통한다.
생김새가 하도 못생겨 어부들이 그물에 걸리면 물에 '텀벙' 내버렸다는 데서 유래했다. 점차 생선이 귀해지면서 30~40년 전 물텀벙은 근로자들의 값싼 술국의 재료로 쓰였으며, 현재 찜과 탕은 인기 요리로 변신했다.
1986년 인천 송림동에서 문을 연 현대물텀벙은 인천을 대표하는 아귀 요리집 중 하나다.
2006년 송도국제도시에도 분점을 낸 현대물텀벙은 옛맛을 떠올리며 찾는 어르신 손님에서부터 처음 아귀요리를 먹는 신세대에 이르기까지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현대물텀벙이 한결같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박복순(61·여) 사장의 '청결함'과 '신선한 재료'에 대한 고집 때문이다.
30년 가까이 박 사장은 국산 생물 아귀를 고수하고 있다. 최근들어 근해 바다에서 아귀 수확량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아귀가 잘 잡히지 않는 무더운 여름과 태풍이 몰아치는 등의 상황을 제외하고는 국산 아귀를 고집한다.

하지만 피치 못해 중국산을 사용할 때도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 현지에서 한국 상인들이 냉동 판매하는 믿을 수 있는 제품만을 공수받는다.
여기에 조미료를 쓰지 않은 육수와 찜의 양념들이 어우러진다.
멸치와 다시마, 무를 넣고 우려낸 육수에 약간의 된장과 고추, 마늘 등이 어우러지는 맑은탕은 담백하면서도 맵지 않다.
찜에 첨가되는 양념도 멸치와 고추 등을 직접 갈아서 사용한다. 때문에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입맛을 돋우는데 제격이다.
강화 교동도에서 재배한 고추를 비롯해 쌀과 배추 등도 국내 산지에서 계약을 맺고 직접 납품받는다. 아귀요리의 밑반찬으로 찰떡 궁합인 짠지도 정기적으로 수천개를 직접 담근다.
박 사장은 "음식점을 처음 열 당시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손님 상에 오를 밥을 따로 했다"면서 "지금도 아귀나 채소를 미리 삶거나 하지 않고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즉석에서 바로바로 요리하기 때문에 손님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귀매운탕·맑은탕·찜 3만3천~6만5천원. 주소 : △인천시 동구 송림동 59의19. 문의:(032)772-0858 △연수구 송도동 3의6. 문의:(032)851-0116
/김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