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16일 오후 서울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2002년 월드컵 멤버들과 만나 가진 오찬 자리에서 장난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거스 히딩크(67) 감독이 2002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4강 신화를 이룬 주역들을 만났다.

16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02 한·일 월드컵 멤버들과의 오찬자리에서다.

시각 장애인을 위한 풋살 구장인 드림필드 조성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히딩크 감독은 각종 행사로 바쁜 가운데에서도 제자들과 한데 모이는 자리를 빼먹지 않았다.

당시 대표팀 주장을 맡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을 필두로 김태영 대표팀 코치, 유상철 전 대전 시티즌 감독, 송종국, 이운재 등 당시 9명의 태극전사가 히딩크 감독과 오찬을 함께 했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부부도 자리를 빛냈다.

11년이란 사이에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스승과 제자의 친밀함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였다.

히딩크 감독은 먼저 와 기다리던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오랜만에 만난 선수들도 저마다 즐겁게 담소를 나눴다.

히딩크 감독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하는 한국 축구에 덕담을 건넸다. 대표팀을 이끄는 제자 홍명보 감독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 2002년 월드컵 멤버들이 16일 오후 서울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오찬 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홍명보 감독이 러시아(안지)에서 나를 많이 도와줬는데 그때보다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한국이 강팀과의 연이어 대결하는 점에 대해서도 "홍명보 감독이 어려운 길을 택했지만 그게 바른길"이라며 높이 샀다.

히딩크 감독은 "쉬운 경기를 한다면 이길 수 있지만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라며 "선수들은 분명히 더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월드컵 성적은 경험과 조 편성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면서도 "한국 축구는 매우 도전적이고 모험적"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호주 대표팀 부임설에 대해선 "이제 나이가 많이 들었다"며 "러시아에서도 매우 즐겁지만 바빴는데 자주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게 힘들었다"고 고사하는 뜻을 밝혔다.

스승의 칭찬에 홍명보 감독은 "한국 축구에 히딩크 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조언을 받아들여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