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큰 주인장 넉넉한 한상 기본
직접 담근 고추장 매콤함 더해
대하·삼겹살 고소한 맛 보너스


바야흐로 주꾸미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해는 주꾸미가 예년보다 조금 앞서 대량 출하돼 벌써부터 식도락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올해 주꾸미는 근래 없던 대풍을 맞았다. 주꾸미는 우리나라 근해에서 연중 잡히지만 특히 '가을 주꾸미'는 겨울을 앞두고 살이 올라, 알이 차는 '봄 주꾸미'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린다.

계속된 경기불황 한파에 올 겨울은 몸값 비싼 낙지보다 다소 저렴한 주꾸미의 주가가 한껏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의정부시 민락동의 주꾸미 전문 요리점 '신초 쭈꾸미'는 매콤한 볶음요리로 주꾸미의 진가를 보여준다.

까만 무쇠판 위에 새빨간 천연양념에 버무려 나오는 주꾸미는 보기만 해도 입안 가득 맛깔스러움이 전해진다. 이 음식점에서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메뉴라고 한다.


깻잎과 김, 무채에 한움큼 싸서 먹는 주꾸미 볶음의 알싸한 맛은 주꾸미의 부드러운 식감을 한층 더해줬다. 주꾸미를 거의 다 먹을 즈음 남은 양념에는 취향에 따라 밥이나 우동·라면사리를 넣어 볶아 먹는데 그 푸짐함에 이 집의 넉넉한 인심을 느끼게 한다.

해독 기능이 있어 피로회복에 좋다는 주꾸미는 애주가들에게도 겨울철 별미 안주로 손꼽혀 저녁시간 직장인들이 술안주로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주꾸미만으로도 일품인 요리지만 여기에 대하나 삼겹살을 함께 곁들이면 고소한 맛까지 더해져 어린이나 여성들도 주꾸미의 색다른 맛에 반한다고 한다.

주꾸미 볶음은 9천원(1인분)이며 여기에 대하나 삼겹살을 곁들인 볶음은 1만원으로 식당 주인이 통이 큰 덕에 2인분이면 세사람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싱싱한 주꾸미의 맛을 살리는 것은 우리 전통의 장"이라고 단언하는 주인 김강석씨는 양념의 비법인 고추장은 손이 많이 가지만 우리 고추로 직접 담근 장을 사용한다고 했다.

이런 주인의 고집이 통했는지 주꾸미 맛이 입소문을 타고 손님들이 몰리면서 이 음식점은 지난달 인근 용현동에 분점을 냈다.

김씨는 "주꾸미는 서민들이 부담없이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보양식"이라며 "식당을 찾아주는 손님들이 주머니 사정에 신경쓰지 않고 푸짐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대접하는 게 욕심이라면 욕심"이라고 너털 웃음을 지었다. 문의:(031)851-3266

의정부/최재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