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한결같이 신선한 콩으로 손님상 준비
숙성실서 4일간 익힌 청국장 부드러운 옛맛
조개·새우젓 간맞춘 전통손두부 담백·고소
이럴 때에는 옛날 어머니가 끓여주신 청국장이 생각난다. 온돌방 아랫목에 하루종일 묵혀뒀던 청국장 냄새는 아직도 40~50대 중년층에게는 잊지 못할 어릴적 추억이다.
콩이 원료인 청국장은 각종 성인병은 물론 암을 예방하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청국장이 전통음식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거리마다 청국장 전문점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청국장만 17년간 고집하면서 전문점으로 거듭난 음식점이 있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위치한 옛맛 청국장·순두부 전문점(대표·이기옥)이다.
이 전문점은 17년이 넘는 세월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직접 콩을 구입해 전통식으로 손두부와 청국장을 만들어 손님상을 차려내고 있는 곳으로 소문나 있다.
특히 이 전문점은 지난 1996년 수원시 권선구 곡반정동에서 개업한 이래 지금까지 전통 그대로 큰 가마솥에 콩을 삶아 간수를 이용해 두부를 만드는 방식을 고집한다.
물론 손두부는 매일 오전 7시 이기옥 대표 내외가 직접 장에서 국산 콩을 사온 뒤 오전 8~10시까지 2시간 여동안에 걸쳐 손두부를 만들어 낸다. 두부의 맛을 좌우하는 간수 역시 안면도 염전에 직접 찾아가 구입한다는 게 이 대표의 얘기다.
전통방식으로 만들다보니 손두부는 더욱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나며 밥을 먹지 않았는데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여성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또 손두부에는 조개와 새우젓으로 간을 맞춰 깔끔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이 전문점에서는 손두부 외에 청국장 또한 미식가들에게 큰 인기다. 대개 청국장은 섭씨 40도에서 4일간 숙성시켜 만드는데, 이 전문점은 음식점 한 켠에 숙성실을 만들어 그 곳에서 청국장을 만든다.
숙성실에는 이 대표가 직접 관리하면서 '참맛(?)'을 내는데, 이 대표는 "청국장도 관심있게 지켜봐야 제 맛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그간 청국장의 참맛을 찾기 위해 전기장판, 패널, 연탄불 등을 이용해봤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숙성실 만큼은 그 맛을 못 찾아냈다. 맛의 비결을 묻자 '관심'밖에 없다고 한다.
펄펄 끓는 청국장은 보기만 해도 추웠던 몸이 사르르 녹는다. 숟가락을 청국장에 넣자 맛있는 콩이 듬뿍 올라온다.
그 콩을 돌솥밥에 넣고 비벼서 먹자 옛날 청국장 맛이 났다. 짜지도 않으면서 부드럽게 녹아드는 청국장은 보는 것 만으로 군침이 돈다.
곡반정동에서 지난 2006년 장안구 파장동으로 가게를 옮긴 뒤 2011년 현재의 자리로 음식점을 이전한 옛맛 청국장·손두부는 아직도 10여년 전 손님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음식값도 7천원이면 청국장 또는 손두부를 맛볼 수 있다. 2명이 와서 청국장, 손두부를 각각 주문하면 일석이조의 맛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 대표는 "7천원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옛날 손님들이 자주 찾아오는데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이라며 "손님들이 그릇을 깨끗하게 비울 때마다 마음이 흐뭇하다"고 전했다. 문의:(031)243-4243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