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화 45일' 고기 고집 비릿함 잡아
무농약 토종부추 아삭한 식감 최고
외진곳 불구 입소문 단골찾는 맛집


바야흐로 맛집 전성시대다. 제아무리 먼길이라도 맛있는 음식이 있다면 장소불문하고 찾아가는 게 요즘 분위기다.

수원역 앞에서 30년간 고깃집을 운영한 노하우를 집약해 시작한 '망포오리마을'은 외진 곳에 있는 지리적 단점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으로 수많은 단골을 보유한 맛집중의 맛집이다.

흔히 오리고기로 요리를 한다면, 훈제를 하거나 매운 양념에 버무리고, 혹은 푹 끓인 오리백숙을 떠올릴테지만, 이곳은 특이하게 삼겹살이나 한우를 굽듯이 참숯에 불판을 얹어 생오리고기를 구워 쌈에 싸먹는다.

보기에도 낯선 생오리고기로 망포오리마을이 맛집에 등극할 수 있는 데는 음식재료에 승부수를 띄운 주인의 철학 덕분이다.

훈제오리, 양념오리, 오리백숙 등 오리요리에 유난히 다른 첨가물이 들어가는 데는 오리가 가진 특유의 비릿한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다. 하지만 망포오리마을은 생오리임에도 불구하고 그 비릿한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데 비밀은 '45일'에 있다.


부화해서 45일이 지나면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오리의 특성을 간파, 망포오리마을 전윤한 사장은 45일 전의 오리고기만 취급한다.

전 사장은 "45일전에 잡은 오리고기는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데다 연하고 맛이 있어서 가격도 비싼 편"이라며 "생고기를 손님 상에 내놓는다는 건 그만큼 고기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사장이 직접 만든 참숯으로 구운 싱싱한 생오리의 맛은 참 고소하다. 깨소금처럼 고소한 맛에 취해 계속 입 안에 오리고기를 넣어도 전혀 질리지 않는다. 익히 알려진대로 오리고기는 몸 속에 쌓이지 않기 때문에 고기 특유의 느끼한 기름 맛이 없기 때문이다.

고기 굽는데 쌈이 빠질 수 없다. 망포오리마을에서 제공하는 쌈은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고 전 사장이 직접 재배한 쌈채소들로 제공된다.


가게 옆 비닐하우스에서 상추, 부추, 유채를 기르는데 그 정성이 대단하다. 전 사장은 "일부러 잎이 얇은 토종부추를 구해 심었고, 봄동배추같은 맛이 나는 유채도 재배했다"며 "손님들이 싱싱한 야채맛을 좋아해서 한봉지씩 싸드리곤 한다"고 넉넉한 인심을 자랑했다.

전 사장의 설명을 들으며 어느새 상을 보니, 푸짐하게 담겨있던 야채들이 바닥을 드러냈고 고춧가루와 버무린 부추는 이미 두그릇째 비워내고 있었다. 그만큼 아삭하고 싱싱한 맛 그 자체다.

후식으로 나온 말끔한 녹두오리죽까지 먹고 나니 기분좋은 포만감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이번 주말, 가족들과 함께 즐길 맛집을 찾고 있다면 고소한 오리구이와 싱싱한 야채쌈도 괜찮겠다.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668-4. 문의:(031)252-5292

/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