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반정부 시위. 만명의 태국 야권 지지자들이 24일(현지시간) 방콕에서 잉락 친나왓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총리 정부를 '탁신제국'으로 부르며 25일에도 대규모 거리 시위를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탁신 지지자들도 이날 방콕에서 집회를 벌여 태국 정국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AP=연합뉴스

태국에서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세력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가 가열되면서 정국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5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민주당 등 보수 야권은 24일 방콕 시내에서 수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이날에도 시위를 계속할 예정이다.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수텝 타웅수반 전 부총리는 25일 시위에 100만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시위대가 13개로 분산돼 총리 청사, 의사당, 방송국, 군시설 등을 향해 행진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제1야당인 민주당 출신인 수텝 전 의원은 잉락 친나왓 총리 정부에 압력을 넣기 위해 이날 하루 방콕 시내 교통을 마비시키고, 주요 정부 청사와 건물들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등 야권은 탁신 전 총리 사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정치사면, 개헌안 등을 둘러싸고 보름 이상 수만명이 참여하는 집회와 시위를 지속해왔다.

보수 야권은 이번 시위를 가속함으로써 잉락 총리를 퇴진시키는 한편,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는 세력들을 뿌리 뽑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은 의회에 잉락 총리 불신임안을 제출했으며, 의회는 26, 27일 이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다.

이처럼 보수 야권과 반탁신 진영으로부터 정부 퇴진 압력이 높아지자 의회 해산 및 조기 총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잉락 총리는 사퇴나 의회 해산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잉락 총리는 24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국민에게 단결과 법질서 준수를 호소하는 한편 정치권에 정국 타개를 위한 대화와 유혈사태 방지를 촉구했다.

반정부 시위가 확대되자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는 친정부 진영도 맞시위를 벌이고 있어 양측 충돌이 우려된다.

친탁신 세력인 이른바 '레드 셔츠'들은 반정부 시위에 맞서 24일 방콕 외곽 체육관에서 4만여명이 참여하는 친정부 시위를 벌이고 잉락 총리 정부를 수호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날 태국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는데 우려를 표명하고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모든 관련 당사자들이 폭력을 자제하고 자제력을 발휘하면서 법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키 대변인은 "폭력과 공공 또는 사유재산 강탈은 용납할 수 없는 수단"이라며 "정부와 시위대는 평화적 대화를 통해 정치적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