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만·철책에 가로막혔던 해안 친수공간 확장… 송도국제도시 고품격 '워터프론트 사업'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에 2조대 복합관광리조트 조성·아라뱃길 시민쉼터 정착
'인천항=화물' 공식깨고 사람오가는 크루즈 거점항 변신
"인천의 도시 정체성은 다문화성, 관문성, 해양성이 중층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해양성은 지문화적(Geo-cultural) 특성으로 장기 지속적이며 본질적인 성격이라 할 수 있다." (김창수 인천발전연구원 인천도시인문학센터장)
인천의 고대 지명인 '미추홀'은 '바닷물로 둘러싸인 고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고대의 지명에서부터 인천은 해양도시의 특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해양도시는 해양 환경이나 해양 산업을 기반으로 삼고 있으며, 바다에 거주시설이나 공항·항만 등을 건설해 해양의 공간 이용을 극대화한 도시라고 정의된다. 이런 점에서 인천은 해양도시의 특성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천은 140㎞의 해안선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150여개의 유·무인도를 가지고 있다. 해양도시에 어울리는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해양도시에 가장 부합하는 도시는 어디일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인천보다는 부산을 먼저 떠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은 오래전부터 '해양수도'를 자처해 왔을 뿐 아니라 해양 관련 각종 기관과 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인천의 바다는 오랫동안 철책과 항만에 막혀 있어, 시민들과 함께하지 못한 측면이 많았다.
인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이를 통해 발전하기 위해선 인천이 가지고 있는 '해양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인천은 해안선을 끼고 있는 도시이지만 인천의 바다는 항만과 철책 등에 가로막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인천 연안 곳곳에서 친수 공간을 확장하는 사업이 진행됐거나 계획돼 있다. 생활 수준 향상에 힘입어 해양 레저 스포츠도 활성화되고 있다.
월미도는 인천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바다를 볼 수 있는 휴식 공간이다.
그동안 월미도를 찾는 이들이 가장 아쉬워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바다와 가까이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바다가 바로 월미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친수 공간 확장 공사를 끝낸 월미도는 더 이상 바라만 보는 바다가 아니다.
월미도 문화의 거리와 바다를 가르고 있던 펜스를 철거하고, 바다에 발을 담그거나 손으로 바닷물을 만질 수 있는 친수 공간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바다를 매립해 만든 송도국제도시에서는 워터프론트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연수구 송도동 일원 53.4㎢에 9.58㎢ 규모의 친수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바다와 이어진 송도 남·북측 수로, 6·8공구 호수, 11공구 호수를 연결하고 수로변에 친수 공간을 만드는 내용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 워터프론트 사업에 대해 '고품격 친수국제도시'라는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기존과 다른 수변 공간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종대교 아래 위치한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도 대규모 개발이 예정돼 있다.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는 내년까지 해수부와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사업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고, 2015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할 방침이다.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은 여의도 면적(290만㎡)보다 넓은 316만㎡로,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는 이곳에 2조400억원을 투입해 워터파크, 골프장, 축구장, 아쿠아리움, 호텔 등을 갖춘 복합 관광 리조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2012년 완전 개통한 경인아라뱃길도 시민들 휴식처로 자리잡고 있다. 인천 앞바다와 한강을 연결한 아라뱃길은 물류·관광·레저 기능을 겸한 복합 수변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팔미도에서 아라뱃길로 이어지는 뱃길은 유람선 코스로 각광받고 있으며, 연안부두에 조성된 해양광장도 시민들 쉼터로 자리잡고 있다.

인천항은 올해 개항 130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국내 대표적인 수출입항으로서 산업화 과정에서 중요한 구실을 담당했다. 하지만 인천항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보안 구역인 항만으로 인해 시민들은 바다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고, 주민들은 인천항에서 발생하는 소음·분진 등으로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인천항은 '화물 취급 항만'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는 인천이 '해양도시'의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항구도시'에 그쳐 있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이러한 인천항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도심지 인근에 위치한 내항 8부두를 재개발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시기와 방법 등에 있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항만시설로 막혀 있던 바다를 개방해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큰 틀에서는 이견이 크지 않다.
8부두가 개방되면, 시민들이 바다와 만날 수 있는 접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해양도시'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수출입항이었던 인천항은 화물뿐 아니라 사람이 오가는 항으로 바뀌고 있다. 올해 인천항에 크루즈가 모두 90여차례 기항했다.
크루즈를 타고 온 관광객만 15만명을 넘는다. 크루즈 전용부두가 없는 상황임에도 인천항을 찾는 크루즈 관광객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인천항여객터미널을 통한 연안 여객 인원이 1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재 인천항 남항 해상에 건설되고 있는 '신 국제 여객 부두'가 완성되면 인천항은 명실상부한 크루즈 거점항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신 국제 여객 부두는 아암물류2단지 해상에 카페리 부두 7선석과 크루즈 부두 1선석, 국제 여객 터미널 등을 2016년까지 건설하는 사업이다.
국제 여객 부두가 건설되면 현재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는 국제 여객 터미널을 통합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전용 부두가 없어 화물 부두로 접안하는 크루즈를 전용 부두로 맞이할 수 있게 된다.
신 국제 여객 부두 건설사업은 기존 화물 중심의 인천항을 '사람과 화물이 공존하는 인천항'으로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글 = 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