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서 방목한 흑염소 직송
직접개발한 양념 잡내 없애
자극적인 재료는 사용안해
미식가들 입소문 타고 인기


몸도 마음도 움츠러드는 겨울이다. 차가운 날씨에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 소주 한 잔에 얼큰한 탕 하나만 있으면 매서운 겨울 추위도 한 번에 녹일 수 있을 것 같다.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에는 인천에서 아는 사람만 간다는 염소탕 집이 있다.

염소탕은 보신탕이나 삼계탕처럼 대중적이지 않지만, 겨울철 몸을 따뜻하게 하고 양기를 불어넣는 대표 보양식으로 통한다.

간석동에 위치한 '우수리 염소탕'은 인천지역 미식가들 사이에서 인천 최고의 염소탕 집으로 소문나 있다. 염소고기는 아무리 요리를 잘해도 누린내 때문에 꺼리는 이들이 많은데 이집 염소탕은 잡내가 없고 담백한 맛으로 유명하다.

그 비결은 바로 전남 해남에서 직송되는 흑염소에 있다.

전남 장흥이 고향인 이 집 주인장 김기순(55)씨는 2~3일에 한번씩 해남에서 방목해 키운 흑염소를 도축해 가게로 가져온다고 한다.


김씨는 "요즘에는 중국산 염소고기가 많이 들어오는데 우리 가게는 해남에 있는 염소농장과 직거래를 해 신선한 고기가 들어온다"며 "고기만 좋아도 염소 누린내가 많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집에서 맛본 염소탕은 마치 얼큰한 보신탕을 먹는 것과 비슷했다.

국물 맛은 해장국처럼 구수하며 얼큰했고, 탕 속에 있는 염소고기 또한 질기지 않고 부드러워 소고기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기에 토란대와 부추·대파 등 각종 채소가 어우러져 담백한 맛을 더했다.

김씨는 "염소뼈 삶은 물로 육수를 내고, 염소를 삶을 때 누린내를 없애기 위해 나름대로 개발한 소스와 한약재 등을 넣는다"며 "누린내를 없애기 위해 다른 가게에서는 미나리나 들깨 등 자극적인 양념을 넣는데 이렇게 되면 염소고기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없다"고 했다.

밑반찬은 직접 담근 총각김치와 갓김치가 전부지만, 염소고기 한 점에 갓김치를 싸서 먹으면 한겨울 추위도 녹일 수 있을 만큼 힘이 솟는다.

염소탕 1만원, 염소전골 1만5천원, 염소수육 1만5천원.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920의16. (032)465-9384

/김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