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아 우승.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에서 우승한 '피겨 여왕' 김연아가 8일 오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돔 스포르토바 빙상장에서 시상식을 마친 뒤 관중들에 인사를 하고 있다./자그레브= 연합뉴스

김연아 우승

'동갑내기 선수들의 경연장이 다시 찾아온다'.

'피겨 여왕' 김연아(23)가 뒤늦게 출발한 올 시즌 첫 대회를 금빛으로 장식하면서 10년을 끌어온 동갑내기 여자 피겨스타의 대결이 다시한번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달굴 전망이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23·일본)가 주인공이다.

두 선수는 나란히 7∼8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두 대회에서 금빛 연기를 펼치며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의 강력한 우승 후보임을 재차 확인시켰다.

아사다가 먼저 7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204.02점을 기록해 우승을 차지하자, 김연아도 다음날인 8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204.49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김연아 우승. 일본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간판스타 아사다 마오(23)가 7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에서 통산 네 번째 정상에 올랐다. /AP=연합뉴스

김연아와 아사다는 주니어 시절부터 경쟁 구도를 형성해 온 여자 피겨 싱글의 간판 스타였다.

주니어 시절과 시니어 데뷔 초에는 아사다가 조금 앞서는 듯했으나 김연아가 안정적인 점프를 바탕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두 선수의 대결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정점을 찍었다.

당시 아사다와 김연아 모두 개인 최고 기록을 작성하며 일생일대의 연기를 선보였으나 결과는 역대 최고점(228.56)을 작성한 김연아의 완승으로 끝났다.

이후 두 선수 모두 잠시 방황의 시기를 겪었으나 지난 시즌부터 다시 나란히 소치 동계올림픽을 향해 기량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의 컨디션이 소치올림픽을 향해 급격히 상승 곡선을 그리는 분위기다.

▲ 김연아 우승.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에서 우승한 '피겨 여왕' 김연아가 8일 오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돔 스포르토바 빙상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메달을 들고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은 2위 일본 안도미키, 오른쪽은 3위 러시아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 /자그레브= 연합뉴스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4년 만의 금메달을 목에 건 아사다는 올해 두 차례그랑프리 우승에 이어 파이널 2연패까지 달성해 모처럼 금빛 행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세 번의 무대에서 모두 200점 이상의 기록을 작성해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하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의 맞대결에서 아사다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긴 김연아가 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시즌을 늦게 시작한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 독주하는 아사다를 향한 '경고장'을 제대로 날렸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73.37점으로 아사다의 시즌 최고점 기록을 깨뜨린 데 이어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선 아사다의 그랑프리 파이널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두 대회의 규모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아사다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래저래 누가 내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할 지 팬들은 벌써부터 가슴을 설레고 있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