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항 컨테이너부두에서 컨테이너를 선적하는 모습. /인천항만공사 제공

부산·광양항보다 늦었지만 성장률 훨씬 높아
2015년 신항 개장땐 유럽·미국까지 항로 개설
명실상부 '글로벌 항만' 지위 갖춰
지정학적 장점 '대중국 교역' 중심지 역할


개항 130주년을 맞은 인천항이 환황해권 중심 거점항만으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인천항은 지난 5일 완하이206호에 올해 200만번째 컨테이너를 선적했다.

1TEU는 길이 20피트의 컨테이너를 일컫는다. 1974년 인천 내항에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부두가 개장된 지 39년, 100만TEU를 돌파한 지 8년 만이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컨테이너 처리 200만TEU를 돌파한 것은 부산항과 광양항에 이어 세번째다. 이로써 인천항은 세계 60위권 항만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인천항의 200만TEU돌파는 단순히 200만이라는 숫자를 넘어인천항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변화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 속에서 인천항의 위상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와의 교역량이 가장 많은 나라도 중국이다. 앞으로 이러한 추세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재 추진되고 있는 한·중 FTA가 체결될 경우 우리나라와 중국의 교역량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거 인천항은 수도권에 원자재를 공급하는 수입항으로서의 역할이 컸지만, 이제는 대중국 교역의 중심지로서 환황해권 중심 거점 항만을 지향하고 있다.

이번 200만 TEU 달성은 그 가능성을 입증한 쾌거다.

200만TEU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1974년 건설된 인천항 내항 4부두는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부두였다. 부산은 인천보다 4년 늦은 1978년 컨테이너부두가 개장했다.

초기 인천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3만TEU 수준이었다. 1974년과 1975년의 기록은 남아있지 않지만, 1976년 인천항은 3만3천366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컨테이너 부두를 건설한 지 꼭 40년만에 인천항은 200만TEU를 달성했다. 누적물동량은 올해까지 2천300만TEU다.

인천항이 200만TEU를 달성하기까지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부산항은 1988년에 200만TEU를 달성했고, 1986년에 개항한 광양항도 지난 2010년에 200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했다.

인천항만공사(IPA)는 올해 연말까지 213만TEU가량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내년에는 이보다 8%가량 많은 230TEU 처리를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광양항과 부산항의 물동량 상승률이 5%미만인 것에 비춰보면, 인천항은 타 항만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 인천항만공사의 설명이다.

여기에 2015년 상반기에 인천신항이 개장하면 증가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항만공사는 300만TEU달성이 2016년에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간 120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수 있는 인천신항이 2015년 개장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인천신항이 개장하면 유럽과 미국까지 이어지는 항로를 개설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글로벌 항만으로서의 지위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인천항만공사 김춘선 사장은 "인천항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중앙정부의 지원이 소홀했던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수도권 관문이면서, 중국과 가깝다는 지정학적 위치, 항만업계의 노력으로 200만TEU를 달성했다는 것은 인천항이 중심 거점 항만이 될 수 있다는 증거다"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앞으로 인천항이 500만에 이어 1천만TEU를 처리하는 대형 항만이 되길 꿈꾼다"며 "그 날이 앞당겨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개항 130주년을 맞은 올해 세운 또다른 기록은 인천항을 통한 연안여객이 100만명을 돌파했다는 것이다. 이는 해양관광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게다가 올해에는 95회라는 역대 최고의 크루즈 기항횟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