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지휘하 '92인 구성' 현장출동 공무원 수사관들
업체저항 일상다반사… 영장집행때 사전계획은 필수
폐섬유·발기부전치료제등 위법 행위 적발·수사 성과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무슨 일을 하는 것일까. 모두 92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특사경은 복잡 다양하게 증가하는 행정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의 주변을 누비고 있다. 민생안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특사경들의 단속과 수사 그 실상을 들여다본다.

#불법 폐섬유 수사

지난 5월 13일 오전 7시30분 특사경(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 사무실. 이른 시간인데도 수사관들이 모여들었다. 이날은 3개 수사센터가 합동으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날이기에 평소보다 많은 수사관이 집결한 것이다.

수사관들이 다 모이자 압수수색영장 집행 지휘를 맡은 수사3팀장은 수사관들에게 각자의 임무와 주의사항을 각별히 당부했다. 드디어 오전 9시, 수사3팀장과 수사관 13명은 4대의 수사차량에 탑승하고 압수·수색현장으로 향했다.

수사관들의 표정이 굳어 있다. 판사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위해 한 달간 불법 사업장 주변에서 잠복하며 망원 카메라로 증거를 수집하고, 차량을 미행하는 과정까지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수사차량으로 40여분을 달려 도착한 A섬유염색공장. 그동안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A섬유염색공장은 허가도 받지 않은 소각시설을 무단으로 설치해 놓고, 비밀리에 폐섬유와 각종 쓰레기 더미를 불법으로 소각해온 업체다.

현장에 도착하자 수사관들의 행동은 더욱 빨라졌다. 압수수색영장 집행과 관련한 적법절차를 준수하기 위해 필요사항을 고지하고 증거서류를 확보하기 위해 관리사무실과 사장실로 향하는 팀, 불법 소각행위를 즉시 적발하고 채증하기 위해 소각시설로 향하는 팀, 경비실을 장악하는 팀, 기타 증거사진과 함께 영상자료를 확보하는 팀까지 각자 임무대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예상대로 사업장 대표의 저항이 있다. 판사가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 필요사항을 모두 고지한 후 영장을 집행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은 불법이 없다며 사업장 안내도 불응하고 거칠게 항의했다.

이때, 수사3팀장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사업장 외부를 둘러보던 수사관들로부터 숨겨놓은 폐섬유와 쓰레기 더미를 찾았다는 연락이다.

소각시설을 점검하러 간 팀에서도 연락이 왔다. 밤새 태우고 남은 소각 잔재물과 타다만 폐섬유와 폐고무, 폐플라스틱 등의 쓰레기 소각물을 발견했다는 연락이다. 비로소 사업장 대표는 손을 들고 만다. 수사관들은 부여받은 임무대로 사진 촬영, 증거자료 수색, 필요 증거자료 압수, 기타 불법사항 확인 등을 하는 데 여념이 없다.

경기도 특사경은 이렇게 불법으로 폐섬유와 쓰레기 더미를 소각한 업체 대표 4명을 형사입건해 검찰에 송치하고, 이들에게 폐섬유와 쓰레기 더미를 공급한 무허가폐기물수집·운반업체 49곳도 함께 형사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불법 발기부전치료제 수사

최근 이른 아침 특사경 사무실에서 회의가 시작됐다. 약 2개월 전부터 정보를 수집한 불법 발기부전치료제를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기 위해서다.

영장집행은 수사관별로 임무를 부여하고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철저한 사전계획은 필수적이다.

지휘를 맡은 K팀장은 팀원들에게 압수수색을 실시할 업체의 내부구조와 출입문 위치, 현장에서 압수수색해 확보해야 할 증거물 확보 방안, 업체 관계자의 저항에 대비한 행동요령 등 활동지침을 설명하며 무엇보다 몸 조심을 특별히 당부했다. 이번 영장집행이 만만치 않음을 암시한다.

이번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위해 관련 정보를 입수한 이후 약 2개월간 해당업체 정보수집을 위해 생산공장으로 의심되는 충북 충주시 소재 공장과 판매처로 의심되는 부천시 소재 사무실 등에 대한 현장확인과 잠복근무, 증거물 확보를 위한 손님으로 가장한 제품 구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제품 검사의뢰 등 불법행위에 대한 각종 증거자료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해당업체에서 불법 발기부전치료제를 다량 보유한 상태로 현재 판매하고 있다는 확증을 잡고 안양검찰청에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으며 법원으로부터 영장이 발부돼 집행에 나서게 된 것이다.

현장에 도착한 특사경팀은 2개 조로 나눠 1개 조는 현장에 투입되고 1개 조는 출입구와 퇴로를 차단하여 증거물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한 후 업체 내부로 진입하고자 했으나 해당 업체는 출입문을 잠근 상태로 영업을 하고 있었다.

업체 관계자의 항의와 약간의 저항이 있었지만 팀장이 공무집행중인 상황을 설명하고 이후 순조로운 수색이 진행됐으며 철저한 수색으로 현장에서 불법 발기부전치료제로 의심되는 약제를 다량 발견하고 관련서류 및 금융거래 통장, 영업관련서류 등을 증거물로 확보해 무사히 압수수색영장 집행을 마칠수 있었다.

이 업체는 보강수사를 거쳐 불법 발기부전치료제를 판매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으며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이렇듯 특사경들의 단속·수사실적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모두 1천405건에 이르며 이 중 140건은 행정처분, 5건은 내사종결했으며 수사중인 건이 170건, 검찰송치 347건, 기소 658건, 불기소 58건, 타 기관 이첩이 27건에 달한다.

의정부/윤재준·이경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