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강력사건들이 이어지며 도민들은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다사다난했던 2013년을 회고하며, 경인일보가 되돌아본 올 한 해 경기지역 10대 뉴스를 정리해 본다.
┃편집자 주
1 CU편의점주 자살
지난 5월 16일 CU 편의점 운영자인 50대 김모씨가 경영 악화로 편의점 계약해지 문제를 놓고 CU직원과 실랑이를 벌이다 직원이 보는 앞에서 수면유도제 40알을 먹고 다음날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CU편의점 본사인 BGF 리테일 측은 유가족들의 입막음을 위해 고인의 병원비·장례식 비용 일체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외부에 이 사실을 일절 알리지 않겠다는 '확인서'를 작성케 했다. BGF 리테일 측은 고인의 사망진단서를 변조해 언론사에 배포하는 등 거짓 변명으로 일관했다. BGF 리테일의 박재구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은 결국 5월 30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유가족에 대한 사과는 물론,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CU편의점주 자살은 편의점 업계에 만연한 대기업의 횡포와 불공정 관행들이 한꺼번에 터지게 된 사건으로, 을(乙)의 불만들이 세상에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2 이석기의원 내란음모사건
지난 8월 현역 국회의원이 연루된 내란음모 사건으로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혔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비롯해 경기동부연합으로 불린 진보인사 10명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동시다발 압수수색으로 '내란음모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것. 검찰과 국정원은 수사를 통해 이 의원 등 130여명이 'RO(Revolution Organization)'라는 비밀조직에 몸담고, 전시에 남한체제 전복을 위해 인명 살상과 후방 교란을 모의했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국회 여당과 보수세력들은 통합진보당의 해체를 주장했으며,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청구를 하기도 했다. 한편 이 의원이 수감되고 재판이 이뤄진 수원구치소와 수원지법에선 연일 진보와 보수의 찬반 집회가 열리며 곳곳에서 충돌을 빚었다. 현재 수원지법은 이 사건에 대한 1심을 진행중이며, 이르면 내년 2월중 1심 선고가 진행될 전망이다.
3 수원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올해 초 NC 다이노스의 1군 가세로 9구단 체제가 된 프로야구는 곧바로 제10구단을 맞을 채비를 했다. 연고지 실사와 프레젠테이션 등을 거쳐 지난 1월 11일 결국 KT가 10구단으로 낙점받았다. 10구단 확정 이후 수원시는 야구장 리모델링 등 전폭적인 지원사격에 나섰다. KT는 조범현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임명해 'KT위즈'라는 팀명으로 창단식을 갖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을 꾸렸다. KT위즈는 내년 퓨처스(2군)리그에 첫선을 보이고, 2015년 1군에 참가할 예정이다. KT위즈 선수단은 남해 캠프에서 훈련을 시작으로, 일찌감치 미국 애리조나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등 프로팀의 모양새를 갖춰 나가고 있다. 수원시민들과 인천시민들은 이제 KT위즈와 SK와이번스 간에 '지하철시리즈'를 관람할 수 있게 됐다며 벌써부터 기대에 들떠 있다.
4 삼성전자 공장 불산 누출
1월 28일 화성시 반월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사업장에서 불산 배관 교체 작업 중 유독성 물질인 불산(불화수소희석액)이 누출돼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누출된 불산이 외부로 유출됐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환경단체 등을 통해 제기되면서, 화성·수원·오산 주민들이 한동안 불산 공포에 떨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안전과 관계된 공정을 하도급 업체에 맡겨 사고를 유발시켰다는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특히 5월 2일에는 사고가 난 배관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잔류 불산이 흘러나와 협력업체 근로자 3명이 손과 발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는 등 삼성에 대한 '안전불감증'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검찰은 최근 업무상 과실치사상,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삼성전자 인프라기술센터장 이모(50)씨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환경안전책임부문 부사장 정모(54)씨 등 4명을 약식 기소했다.
5 경기도 최악의 재정난
경기도는 지난 8월 '2013년 1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1997년 IMF 이후 최초로 3천875억원을 감액할 정도로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의 재정난은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부동산 거래 감소 등에 따른 지방세 감소 등이 주 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특히나 정부가 지방에 부담시키는 복지예산이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정난이 장기화되면서 도가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각종 사업이 중단 또는 축소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도는 내년 산하 공공기관 출연금을 30% 감축키로 하고,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직원관사 13채를 재계약하지 않는 등 극약처방 같은 허리띠 졸라매기를 하고 있지만,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더구나 도의 재정위기는 일선 시·군으로 확산되고 있다. 도의 재정보전금이 줄어든 데다 시·군별 세입액 감소까지 예상되면서 재정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6 '우여곡절' 용인 경전철 운행
많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 4월, 용인시를 동서로 잇는 경전철 '에버라인'이 운행을 시작했다. 기흥역에서 전대·에버랜드역(18.1㎞)까지 총 15개 역이 설치돼 있으며, 기흥역에서 분당선과 연결된다.
용인 경전철은 당초 하루 이용객이 16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 무려 1조32억원이 투입돼 지난 2010년 6월 완공됐다. 하지만 실제로 용인 경전철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1만여명을 밑돌고 있으며, 급정거 사고 등 사고가 잇따르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혈세 낭비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 용인 경전철은 사업추진 과정에서 각종 비위가 적발되면서, 결국 지난 10월에 주민 소송단이 김학규 용인시장을 상대로 1조원대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7 분당선 연장선 완전 개통
지난 11월 30일 분당선이 20년 만에 전 구간이 완전 개통됐다. 분당선은 1994년 8월 오리~수서 구간 첫 개통 이후 2003년 선릉~수서, 2012년 왕십리~선릉, 기흥~망포 등 단계적으로 개통됐다. 분당선은 총연장 54.3㎞에 서울(18.5㎞, 13개역), 성남(15.4㎞, 10개역), 용인(11.5㎞, 6개역), 수원(8.9㎞, 7개역) 등 4개 지자체 36개 역을 거친다. 2004년 공사를 시작한 오리~수원간 분당선 연장구간은 사업비 1조4천억원이 투입됐다. 특히 분당선 완전 개통으로 수원에서 용인 기흥과 성남 분당, 서울 강남을 거쳐 왕십리까지 1시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해졌으며 기존 경부선 수원역과 환승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신분당선 연장구간(성남 정자~광교신도시 11.9㎞)과 수인선(수원역~인천 총연장 52.8㎞)이 오는 2016년 개통되면 경기남부권 교통체계는 지하철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8 용인 10대 엽기 살인 사건
지난 7월 용인시 기흥구의 한 모텔에서 '오원춘 사건'의 악몽이 재현됐다. 심모(19)군은 평소 알고 지내던 A(17)양을 성폭행하려다 목졸라 살해한 뒤, 살점을 모두 도려내 변기통에 흘려보내는가 하면 뼛조각을 자신의 집에 가져가는 등 극악무도한 만행으로 온 국민의 공분을 샀다. 흉기를 미리 구입하고, 수십시간에 걸쳐 침착하게 시신을 훼손하는 등 치밀한 계획 아래 범행을 저지른 것이 수사 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범행 이후에도 시신 훼손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친구에게 전송하고, 자신의 SNS에 범행에 대한 소회(?)를 글로 올리는 등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아 재판 과정 내내 국민들을 경악케 했다. 재판에서 A양의 아버지는 "하루하루가 지옥"이라며 심군에 대해 엄벌을 호소했고, 지난 9일 검찰은 유족의 고통과 범행의 잔혹성을 이유로 들어 사형을 구형했다. 수원지법은 27일 심군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9 개성공단 폐쇄·재가동
개성공단 폐쇄의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 3월 한미연합군사훈련 때문이다. 그런데 올 초 핵실험으로 악화된 남북관계가 겹치면서 다른 해와 비교했을 때 비난 수위가 높아졌다. 북한은 대남 강경조치로 4월 3일 남한 기업인들이 개성공단에 들어오는 것을 금지했고, 얼마 후 북측 근로자들의 철수를 명령한다. 한국 정부도 4월 26일 남한 근로자 전원 귀환이라는 중대 결정을 내린다. 이후 북한은 개성공업지구 재가동을 하자며 회담을 여러 차례 제안했고, 남한은 회담 개최 조건으로 서울에서 당국회담을 열자고 했다. 그 결과 남북은 6월 12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당국회담을 하기로 합의했지만, 회담 하루 전 북한이 회담 대표의 '격'을 문제로 일방적으로 결렬 통보를 해오는 바람에 회담은 결렬되고 만다. 8월 14일 7차 실무회담에서 합의문이 발표되었고, 9월 11일 개성공단은 중단 다섯 달 만에 재가동을 하게 됐다.
10 안성 냉동창고 화재
5월 3일 안성시 일죽면 방초리에 있는 '코리아냉장' 샌드위치패널 창고 건물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연면적 5만465㎡의 창고건물 1개 동이 전소됐고, 내부에 보관된 돼지고기 1만여t과 의약품 등이 불에 타 소방서 추산 9억여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그런데 이 불은 장장 60여일간이나 지속됐다. 더욱이 화재 진압 후에는 건물주가 비용 문제를 들어 건물 잔해와 폐기물 처리에 난색을 표하면서 시와 장기간 갈등을 빚었다. 사고 현장 인근 6개 마을 주민들은 4개월동안 악취와 병충해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결국 시는 주민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 9월 3일 행정대집행을 실시, 46일 만인 10월 19일 악취성 동·식물폐기물 9천774t 전량을 소각 및 매립했다. 이로써 최근 5년간 경기도내 최대 화재로 기록된 '안성 코리아냉장 창고 화재'의 잔해는 화재 발생 222일 만에 완전히 철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