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아라뱃길 정서진 '해넘이'
강화 적석사 수도권 최고 해넘이 장소
정서진엔 매년 행사 열려 '볼거리' 다양
화성 궁평항·안면도 꽃지 등 입소문

강릉 경포대에 정동진, 두 말 필요없어
동해시의 추암 촛대바위도 많이 알려져
울주군 간절곶은 가장 빨리 해뜨는 곳


2013년 계사년(癸巳年)을 보내고 새로 오는 갑오년(甲午年)을 맞는 길목에 있다.
어떤 이들은 묵은 해를 보내며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되돌아 볼 것이고,
또 다른 이들은 신년을 맞는 설렘과 희망으로 내일을 얘기할 것이다.
긴 여정을 달려온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박자 쉬어 갈 여유와 기다림이다.
언제나 한결같은 태양을 바라보며 과거와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곳,
인천과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에는 우리에게 여유와 추억을 줄 수 있는 해넘이·해맞이 명소가 많다.
연말연시 친구·연인과 함께, 가족과 같이 해넘이·해맞이 명소에서 자신을 뒤돌아보고
신년 포부를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도 인생에서 좋은 '쉼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나를 반추하는 낙조

인천과 경기도 등 서해 앞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들 중에는 낙조를 감상하며 묵은 해를 보낼 수 있는, 해넘이 장소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 많다. 특히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부담없이 찾을 수 있고 싱싱한 해산물도 맛볼 수 있어 연말연시 여행지로는 제격이다.

강화도 내가면에 있는 적석사는 서해 앞바다 낙조를 조망할 수 있는 수도권 최고의 해넘이 장소로 꼽힌다. 이 절은 1천600여 년 전 고구려 장수왕 때 창건된 전통 사찰로, 절 왼편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수평선을 붉게 물들이며 서해로 숨어드는 해를 감상할 수 있는 낙조대가 마련돼 있다.

강화 십경 중 한 곳으로, 수도권에서 찾는 이들이 많다. 특히 이 절에는 나라에 변란이 생기거나 흉년이 들면 물 색깔이 변하고 마른다는 '감로정'이란 우물이 있는데, 2002년 서해교전 당시에 물 색깔이 변해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있는 영종도 을왕리해수욕장도 수도권의 전통적인 해넘이 장소로 꼽힌다. 1986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이 해변은 서울에서 1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주변에 숙박시설과 망둥어, 광어, 우럭 등을 맛볼 수 있는 횟집도 많아 연말 해넘이 관광지로 유명하다.

경인아라뱃길 정서진에서도 대규모 해넘이 행사가 열린다. 매년 12월 31일 오후 열리는 정서진 해넘이 행사는 인천지역 대표 축제로, 불꽃놀이와 함께 인기가수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돼 있다.

경기도 화성 궁평항도 가볼 만한 해넘이 장소다. 해안 갯벌과 함께 어촌 체험 마을이 형성돼 있어 낚시를 즐기며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굴, 가무락, 낙지 등 각종 해산물도 싼 값에 맛볼 수 있다. 배구장과 족구장 등 간이 체육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회사나 각 단체 단합대회 장소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충청권에서는 안면도 꽃지해수욕장과 서천 마량포 등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명소로 꼽힌다. 꽃지해수욕장은 해변의 경사가 완만하고 물이 깨끗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충청권 최고 해넘이 장소다.

해수욕장 오른편에 등을 나란히 하고 있는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 사이로 지는 해는 전국에서 최고의 절경이라 불릴 만큼 아름답다. 서천 마량포는 해양수산부가 '아름다운 어촌'으로 선정할 만큼 풍경이 좋은 관광지다.

우리나라 유일의 해돋이 해넘이 마을인 마량포구는 동남쪽으로 치우친 비인만을 끼고 있어 바다 위로 검붉게 솟아오르는 일출과 아름다운 일몰을 한꺼번에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이곳에 있는 동백나무숲은 천연기념물 169호로 지정돼 있고, 이 동백나무 군락지를 따라 올라가면 '동백정'이라는 정자가 자리잡고 있어 탁 트인 서해를 감상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이 밖에 전북 변산반도, 전남 영광 백수해안도로, 무안 도리포, 진도 세방마을, 완도 보길도 등도 서해안권 유명 해넘이 장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 새로움을 준비하는 일출

강릉 경포대와 정동진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해맞이 장소로 꼽힌다. 관동팔경 중 하나인 경포대는 6㎞에 달하는 넓은 백사장과 주위에 많은 관광지가 분포해 있어 해맞이 장소로 전국에서 으뜸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주로 연인들이 많이 찾는 정동진은 과거 조그만 바닷가에 불과했지만 드라마 '모래시계' 이후 지금은 강원도에서도 손꼽히는 국민 관광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드라마에 나왔던 정동진역의 철길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일출 장면을 보기 위해 매년 새해 이곳에는 수만명의 인파가 몰린다.

동해시의 명소 추암 촛대바위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맞이 장소다. 촛대바위 주변에 있는 기암괴석군과 이를 배경으로 한 일출 장면은 TV에서 나오는 애국가 첫 소절의 배경화면으로 자주 등장한다.

우암 송시열도 이곳을 둘러보고는 발길을 떼지 못했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영덕 삼사 해상공원은 아래로는 포항시, 위로는 울진군과 맞닿아 있는 곳으로, 영덕 대게로도 유명하다.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잡고 있는 이 공원에는 경상북도 1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29t의 경북 대종을 비롯 인공폭포, 테마놀이공원 등이 있어 일출을 본 후 가족,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각종 볼거리와 놀거리도 많다.

울주군 간절곶은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간절곶의 일출 시간은 영일만의 호미곶보다도 1분 빠르고 정동진보다는 5분이나 빠르다. 전망대형 등대가 있어 일출을 보기에 안성맞춤이고 이 등대 주변에는 횟집도 많아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한번에 즐길 수 있다.

전남 여수 향일암, 부산 다대포와 동백섬, 경주 문무대왕릉, 제주 성산 일출봉 등도 새해 해맞이 장소로 가볼 만한 곳이다.

/김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