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거래처 원스톱 서비스
Sea&Air 복합 범한판토스
긴급·고부가가치 화물처리
인천경제 20%차지 한국지엠
세계 각지로 차량 부품 수출
인천 물류현장을 찾았다. 각 기업이 하고 있는 일과 역할은 차이가 있었지만 외국과의 교역 비중이 큰 우리 나라에서 인천이 '중심물류기지'로서의 역할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데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 3PL 선두두자, 화인통상
화인통상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3PL 기업이다. 3PL은 3자물류라고도 불리며, 제품 생산을 제외한 물류 전반을 특정 물류업체에 위탁해 생산자와 판매자의 물류를 제3자를 통해 처리하는 것을 일컫는다.
화인통상은 운송뿐 아니라 상품이 해외에서 수입된 이후, 인허가 서비스와 통관, 상품화, 보관, 대리점 등 거래처까지의 운송을 원스톱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화인통상에서 처리하는 품목은 7천여가지에 이른다.
지난 8일 찾은 넓이 1만5천㎡, 높이 21m 규모의 화인통상 물류창고는 빈 공간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상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
화장품, 식품, 의류 등 그 종류도 다양했다. 창고 내부에서는 지게차가 쉼 없이 상품을 옮겼다. 한 쪽에서는 상품의 라벨링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화인통상 최승재 대표는 "창고 용량 대비 들어오는 물품이 110%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포화상태"라며 "물건이 조금 덜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고 했다.
화인통상의 특징은 보관과 운송, 분류작업이 주인 일반적인 3PL 기업과 달리 상품 수입 컨설팅에서부터 외국상품이 국내에서 판매될 수 있도록 하는 작업 일체를 서비스한다는 점이다.
식품의 경우 국내에서 수입이 가능한지 여부의 판단, 수입품에 대한 재료 표기, 검역, 통관 등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식품, 화학공학 전공자 등 40여명이 일하고 있다.
화인통상으로 입고되는 상품은 전 세계 40개국으로부터 운송된다. 하지만 중국과 동남아 등지를 제외한 유럽, 미국, 남미 등에서 수입되는 상품은 부산항과 광양항을 통해 수입된 다음 철도를 통해 의왕철도기지까지 운송된다. 이후 트럭을 통해 화인통상으로 입고되고 있다.
화인통상 최승재 대표는 "우리가 납품하는 상품의 70%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 공급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물류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물류센터가 인천에 위치해 있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인천에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싶어도 마땅한 부지를 찾을 수 없고, 임대료가 타 항만에 비해 비싼 것도 단점이다"며 "이러한 문제 등이 해결된다면 앞으로 인천은 물류기지로서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고 말했다.
공항물류단지 초입에 위치한 범한판토스 인천물류센터. 창고 2개 동을 합해 3만㎡ 규모인 인천물류센터에서 처리되는 항공화물은 연간 6만t가량이다.
공항물류단지에 있는 기업 중 최대규모라는 것이 범한판토스의 설명이다. 전국 각지에서 온 휴대전화, LCD, 기계부품 등의 화물이 이곳 인천물류센터에 입고된다. 입고된 화물들은 목적지에 따라 분류된다.
창고 입구 인근에는 미주, 유럽 등 목적지가 적힌 팻말이 있다. 화물들은 분류 과정을 마친 뒤 항공기에 적재할 수 있는 규격으로 포장돼 항공기에 실린다.
범한판토스에 입고되는 물량은 국내에서 생산돼 수출되는 물량이 대부분이지만, 해외에서 생산돼 선박 또는 항공기를 통해 타국으로 수출하기 위한 제품도 있다.
지난 6일 오후 3시께 중국 옌타이에서 한중카페리선을 통해 운송된 40FIT 컨테이너가 물류센터에 도착했다. 이 컨테이너에 실린 화물은 이날 세관의 확인을 거친 뒤 분류작업에 들어갔다.
이후 다른 화물과 마찬가지로 항공기에 적재됐다. 항공운송과 해상운송이 복합된 'Sea&Air' 운송방식이다. Sea&Air 화물을 포함해 대부분의 화물은 입고에서 항공기에 적재되기까지 만 하루가 걸리지 않는다. 신속성을 요하는 화물의 특성 탓이다.
범한판토스 인천공항운영팀 박승철 팀장은 "Sea&Air 화물의 경우 월 100TEU 이상을 처리하고 있다"며 "항공화물의 특성상 긴급을 요하거나, 고부가가치의 화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부터 이곳 공항까지 오는 경우는 해당지역 공항의 취항지역 수가 적기 때문에 인천으로 옮긴 후, 인천공항을 통해 목적지까지 운송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범한판토스는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 직접구매로 인해 특송화물의 처리건수가 늘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최근 2~3년간 물동량이 정체되고 있다는 것이 박 팀장의 설명이다.
그는 "인천은 수도권을 배후에 두고 있고, 항만과 공항이 가깝다는 점에서 물류허브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지리적 요건은 갖추고 있지만,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물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물류프로세스 간소화 등이 이뤄진다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박 팀장의 설명이다.
한국지엠은 인천경제의 2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부평공장에서는 자동차가 생산되고 있고, 인천항 내항 4부두에 위치한 KD센터에서는 전국 270여개 협력업체에서 생산한 부품들을 수출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인천뿐 아니라 창원, 군산 등지에도 KD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인천항 KD센터의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 8일 오전에 방문한 인천 KD센터에는 세계 각지로 보낼 차량 부품들이 목적지별로 분류돼 있었으며, 다른 쪽에서는 포장작업, 포장된 제품을 확인하는 작업 등이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곳에 있는 부품들은 해외에서 생산주문이 있을 경우 각 협력업체로부터 납품받은 것을 분류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재고 물량은 없다"고 말했다.
이곳에 있는 부품들은 각 규격에 맞는 상자에 포장된 뒤 컨테이너 박스에 가득 넣을 수 있는 규격화 작업을 거친다. 1개의 컨테이너에 많은 부품을 담는 것이 물류비 절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포장된 부품들은 빈 공간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지엠은 인천항에서 KD센터를 운영하는 이유와 관련해 "인천항은 터미널과 컨테이너 야드 등 항만시설이 생산기지인 부평과 가까이 있어 접근성이 높고, 내륙운송에 대한 비용경쟁력이 높은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항내 일부 터미널은 24시간 365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KD센터에 모인 부품들은 세계 100여개 국가로 수출된다.
하지만 이 중 인천항을 통해 수출되는 국가는 10여개에 불과하다. 이는 인천항에서 미주와 유럽으로 가는 서비스가 개설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미주·유럽 화물은 부산이나 광양항으로 육상운송을 거쳐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인천항에 유럽 등지로 이어지는 원양항로가 개설된다면 화주의 입장에서는 물류비를 절감시킬 수 있는 좋은 인프라가 갖춰지게 되는 것이다"고 했다.
/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