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철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은 새해 인터뷰에서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행복할 수 있도록 적십자사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지난해 기부자들이 낸 성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현장을 직접 보여주기 위한 기부자 초청 행사를 지속적으로 가졌다. 기부자들이 뿌듯함을 느끼게 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황 회장은 이 행사가 적십자를 홍보하는데 많은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황 회장은 "직접 와서 현장을 본 사람들은 또다시 더 많은 기부를 하게 된다"며 "모두 다 행복하게 기부할 수 있도록 적십자사가 새해에는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호응을 얻은 '빵 나눔터'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기업이나 기관, 단체가 돈을 내고 빵 나눔터에서 직접 빵을 구워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부터 정식 운영을 시작한 빵 나눔터에는 모두 3천77명의 봉사자가 참여해 1만8천258개의 빵을 만들어 1만3천2세대에 전달했다.
이곳에서도 '주는 사람의 행복감'이 컸다. 단순한 기부로 끝나지 않고 자신이 직접 만든 빵을 나눈다는 점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줌마클럽' 등의 단체들이 수차례 빵 나눔터를 찾았다.
무료 급식도 마찬가지다. 직접 배식하면 나누는 기쁨도 두 배로 커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적십자사 인천지사에선 하루 500명, 일주일에 2천500명이 넘는 이웃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나눔은 또 다른 나눔을 낳는다. 황 회장은 "받는 사람들도 주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무료급식을 받은 한 70대 할아버지가 '적십자회비를 내고 싶다'고 전해 온 적이 있다. 하지만 70대부터는 회비를 받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감사한 마음만 받았다"고 웃었다.
황 회장은 새해는 청소년들이 꿈을 키워가는 데도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미국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 꿈을 키운 것처럼 청소년들에게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RCY 후원회에서 매달 개인당 10만원씩을 모아 어려운 환경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미국 백악관이나 국회의사당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청소년들이 음악으로 '힐링'할 수 있도록 인천지사 건물에 악기도 설치했다.
올해로 취임 3년차를 맞는 황 회장은 "3년이란 세월동안 적십자사에서 직접 뛰며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는 게 큰 보람"이라며 "큰 자산은 어려운 이웃이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됐다는 것이다. 적십자사를 나가더라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스스로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